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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김태리 "영화 보고 납득, 전 더 유연해져야 해요"

입력 : 2017-12-28 14:04:51 수정 : 2018-01-16 15: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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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김태리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은 극에 완벽히 녹아든다. 대충하는 법이 없다. 늘 최선을 다하고 기대 이상의 연기를 뽑아낸다.

김태리는 데뷔작이었던 영화 ‘아가씨‘를 통해 칸 진출까지 해낸 신예다. 화려한 데뷔 덕에 ‘충무로의 신데렐라‘로 불린 그녀를 두고 질투와 시기 섞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김태리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다.

영화 ‘1987’은 김태리가 두 번째로 대중과 만나는 영화다.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냈던 사람들의 가슴뛰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작의 인상적인 연기로 그 해 신인여우상을 휩쓴 김태리. 그녀가 이번 ‘1987’에서는 87학번 신입생 연희의 감정의 진폭을 통해, 지금의 관객들을 1987년을 살아갔던 이들이 느꼈을 법한 감정의 한가운데로 데려간다.

연희는 당시의 보편적인 시민을 대표하는 캐릭터. 관객과 감정을 함께 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김태리는 또 보란듯이 해냈다. 28살, 김태리의 한계는 어디일까.

-영화 반응이 뜨겁다. 출연 배우로서 어떻게 봤나.

“내용 자체에도 감동 받았지만, 감독님께 많은 감동을 받았다. 최선을 다해서, 그리고 진심으로 이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보이더라. 그리고 영화를 잘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지 엿볼 수 있어서 감동적이었다.”

-연희는 등장인물들의 연결고리가 되는 중요한 역할이자 유일한 허구의 인물이다.

“세상은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정말 많은 사람들은 연희 같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연희는 평범한 사람들을 대변한다. 약간은 소심하고, 목소리를 내고 싶고 분노하지만 나서지 않는, 자신의 삶이 바쁜 사람들의 모습이라 생각했다. ‘자, 이거 어때요? 당신 같지 않나요’라고 물어보듯 말이다.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감정선이 복잡하고 드라마틱한 캐릭터다. 실화로 전개되는 부분에서 ‘허, 참’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사실 30년 전 그 시절을 공부하고 봤을 때, 연희가 허구적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당시 어디에선가는 존재했을 아이라고 생각하며 작업했다.”

-1990년 생이라 당시 상황을 직접 겪진 않았다. 어떻게 상황을 이해했나.

“주변 분들의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당시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와 영상, 책을 보며 역사를 파악하려 노력했다. 연희는 노동자의 딸이다. 그래서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많이 찾아봤다. 회사 권력과 싸우는 장면이나 거기서 일어나는 폭력 사태에 대해 찾아봤다.”

-역사를 다룬 영화라 힘들기도 했을텐데.

“시나리오와 다르게 촬영한 부분이 있다. 갇혀 있으면 자유롭지 않은 사람이라 그렇게 감독님께 말씀드렸다. 여러가지 버전으로 촬영을 했는데 시사회 때 영화를 보고 나서는 납득이 되더라. ‘아 역시 감독님’이라는 생각을 했고, 더 유연해져야겠다고 다짐했다.”

-최루탄이 터지는 장면도 있었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어디쯤에 화약장치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연기가 쉽지 않더라. 큰 소리가 펑펑 울려 놀란 마음에 도망갔다. 도망치다보니 그 화량은 생각지도 못했다. 까무러치는 줄 알았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화약장치를 제게서 멀리 설치해주더라. 진짜 최루가스까지 들어오면 아수라장이 됐다.”

-영화를 보면 지난해 말 시작된 촛불 집회가 떠오르기도 한다.

“이번 광화문 촛불 집회를 할 때, 많은 분들이 ‘이게 나라냐’는 피켓을 많이 들고 거리로 나갔다. 그 문구가 공감이 되는 영화였다. 물리적 폭력도 있지만, 정신적 폭력이나 물밑으로 나에게 오는 폭력들이 있을 수 있다. 2017년은 직, 간접적으로 나에게 피해를 준 것 아니냐. 결국 내가 대학교를 다니고 있을 때나 이후에도 부패가 만연했던 것이다. 그런 게 쌓여서 분노를 자아낸 것 같다.”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있나.

“그럼에도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절망보다는 희망을 전하려고 한다. 연희가 마지막에 관중들을 보는 심정처럼 ‘세상에 아직 이런 힘이 남아있구나. 바꿀 수 있을 거야’라는 희망을 더 느끼셨으면 좋겠다. 분노가 분노로만 사그라들지 않아야 하는 것 같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조금만 더 귀를 기울이면 더 나은 세상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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