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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1-09 19:08:36, 수정 2018-01-09 19:08:35

    [차길진과 세상만사] 170. 이유 있는 사고다발지역

    • 무술년 새해부터 자동차 사고는 여전하다. 얼마 전 차를 타고 가다가 접촉사고를 목격했다. 평소에도 자주 사고가 나는 곳이라 조심해서 지나가던 곳이라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이처럼 자동차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곳이 있다. 손해보험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사고다발지역으로 악명 높았던 지역의 사고율이 조금 낮아졌다고 한다. 경찰의 강도 높은 단속의 결과로 사고가 줄었다고 분석은 하고 있으나 구조적인 결함을 지닌 도로의 경우에는 경찰의 단속이 강화되어도 사고는 여전히 일어난다.

      10여 년 전 내가 사는 지역의 경찰간부와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이 관할하는 지역이 관내 교통사고 다발구역으로 꼽혔다면서 아무래도 영혼 문제가 아닌지 살펴 달라 청하였다. 얼굴을 보니 좀처럼 줄지 않는 자동차 사고 때문에 마음고생이 많았던 것 같았다. 그는 내게 교통사고 다발장소를 표시한 지도를 보여주었다.

      지도를 살피다가 공통점을 발견했다. 한 번 사고가 난 지점에서 연속적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일종의 물귀신 법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느낌에 교통사고 희생자 영가가 또 다른 교통사고를 부르고 있었던 것이다. 경찰이 말하는 사고다발지역에 갔을 때 나는 세 가지를 느꼈다.

      첫째는 교통사고로 죽은 영가가 떠나지 않고 하나 둘 모이면서 음험한 기운이 흐르고 있었고, 둘째는 정상적인 사람도 그곳에 가면 충동적으로 무단횡단을 하거나 과속 또는 신호위반을 하였다. 무엇보다도 강한 느낌은 과거 그 지역이 패총이거나 주인 없는 무덤이었다는 것이다. 제사도 지내지 않고 무덤 자리를 파헤치고 아스팔트를 깔았으니 영가들이 얼마나 화를 냈겠는가. 나는 그 지역들을 한 바퀴 돌면서 도로 위에서 나만의 구명시식을 올렸다. 그 덕분인지 그 지역에서는 그 후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영혼을 달래는 천도가 ‘사고다발지역 안내표지판’보다 확실한 사고 예방책이었던 것이다.

      인명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반드시 영가를 잘 위로해줘야 한다. 많은 사람이 희생당한 대형 사고인 경우에는 추모비를 세워줘야 한다.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세워진 ‘세월호 기억의 벽’ 추모비처럼 말이다. 그래야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불의의 사고를 막을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해야지 하면서도 실천을 하지 않는다. 알면서도 하지 않을 때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우리가 기억하는 모 백화점 사고 현장이다.

      백화점 사고 지점은 과거 상궁 나인들의 공동묘지였다. 왕에게 간택되지 못한 여인들은 평생 처녀로 늙을 수밖에 없었고 제사지낼 자손마저 없었다. 한 번 궁에 들어가면 죽어서야 나올 수 있기에 상궁 나인들의 공동묘지 터에는 궁인 특유의 음기가 흘렀다. 그 어떤 천도재나 제사 없이 그 터 위에 백화점을 세웠으니, 그런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던 것이다.

      풍수에서 터가 중요하듯 사고지점 역시 터는 매우 중요하다. 미신으로 치부하더라도 말이다. 백화점 사고 직후 수많은 유가족들이 찾아와 구명시식을 청했다. 구명시식을 하던 중, 나는 갑자기 나타난 상궁 나인 영가들에 놀라고 말았다. “이 터의 주인은 우리입니다.” 영가들은 자신들을 위한 천도재나 추모비 없이 함부로 백화점을 올렸다고 화를 냈다.

      그래서 그 터에 건물을 세운 회사 대표가 구명시식을 청했을 때 상궁 나인 영가들의 뜻을 알리고 반드시 추모비를 세우라고 당부를 했다. 회사 대표는 “반드시 추모비를 세워줄 겁니다. 그리고 공사가 끝나면 천도재를 크게 올리겠습니다”라고 호언장담했건만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바람에 상궁 나인 영가들을 볼 면목이 없어졌다.

      그 후 그 기업이 크고 작은 구설수에 시달린 것을 보면 약속을 안 지킨 결과일 것이다. 사고는 반드시 흉지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마음을 달래지 않아서이다. 즉 길지와 흉지는 사람이 얼마나 진심을 다하느냐에 달려있다 할 것이다.

      (hooam.com/ whoiam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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