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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길진과 세상만사] 189. 힘든 전생 타령은 그만

입력 : 2018-03-18 18:45:53 수정 : 2018-03-18 18: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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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좋은 일이 생기면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한다. “전생에 복을 많이 쌓았군요.” 반대로 안 좋은 일이 계속 발생하면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런 일을 당하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이렇듯 살면서 무심코 ‘전생’ 얘기를 자주 꺼내게 된다. 경사가 나거나, 죄를 짓는 것이 모두 전생에 내가 쌓은 업의 결과라는 식이다.

삶이 고되고 힘들수록 전생 타령은 더 심해진다. 무조건 전생 탓으로만 돌리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왜 현재의 삶이 고되고 힘든지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전생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고통이 전생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알아야 할 것은 전생의 고통이나 현생의 고통을 만든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죽어 영계로 가면 전생과 내생의 과도기적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그 과도기에는 전생을 잘 살고 잘 죽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즉 내생을 잘 살 수 있는 티켓이 주어진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그만큼 불이익이 돌아간다. 불이익의 정도 중 어떤 부분은 본인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만약 전생에 바람둥이였다면 내생에는 반대의 성(性)으로 태어나 자신이 울렸던 이성들의 고통을 그대로 받는다. 내생의 자신을 위해 스스로 어려운 길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전생에 공부를 게을리했던 사람이 이를 크게 후회했다면, 내생에서 대학입시에 여러 차례 떨어지게끔 만든다. 재수, 삼수를 하면서 배움의 길이 얼마나 어려운지 다시 한 번 깨달은 뒤 어렵게 합격함으로써 다른 학생들보다 더 열심히 학업에 매진할 수 있게 프로그램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일정 부분 영혼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 그러나 무엇을 선택했다 해도 이는 내생의 자신을 위한 것이며, 영혼의 성숙을 위한 과정이다. 다만 그 결과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현재 본인이 겪고 있는 고통 역시 자신이 직접 선택한 과정일지 모른다.

세 명의 남녀가 얽힌 사건이 그런 사례일 것이다. 남편과 함께 선원을 찾은 여인의 얼굴은 심하게 상기되어 있었다. 유난히 창백한 그녀의 얼굴 뒤에는 처참한 몰골의 남자영가 둘이 보였다. 그들은 분노의 눈빛으로 여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날 제가 술에 많이 취해 있었어요. 친한 남자 친구 둘이 저를 집에 데려다 주려고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갑자기 차가 달려들었어요.”

그 사고로 양쪽에서 부축하던 남자 친구들이 세상을 떠났다. 한 명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고, 다른 사람은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며칠 후 숨졌다. 자신도 심한 골절상과 후유증으로 고생했지만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괴로움에 한동안 정상인처럼 살 수 없었다고. 게다가 죽은 친구 중 하나는 그녀의 예비신랑이었기에 슬픔은 더욱 컸다. 죄책감과 충격으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그녀는 ‘너 때문에 죽었다’는 주변의 원망으로 마음 편할 날이 없었고, 어디선가 죽은 남자 친구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늘 불안했다고 한다.

그녀 주위에 선 영가들은 나에게 가시돋힌 말을 퍼붓기 시작했다. 젊은 나이에 친구를 위해 좋은 일을 하다 비명횡사를 했으니 얼마나 억울했겠는가. 그녀의 청으로 구명시식을 했으나 그들의 한이 너무 깊어 쉽게 풀어지지 않았다. 한 번 더 달래주는 시간을 가져야 할 정도였다.

사실 이 비극적인 사고는 영가들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 전생에서 쌓은 자신들의 업장을 녹이려고 한 행동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인과에 따른 영가들의 선택이었으니 누구의 잘못이라고 말할 수가 없다. 영혼에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한정되어 있다 해도 그것이 성숙된 선택이어야 한다. 오늘이 내일의 전생이고 바로 이 순간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전생임을 안다면 힘들게 전생 타령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hooam.com/ whoiam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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