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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4-12 10:37:13, 수정 2018-04-12 11:06:56

    ‘요 녀석 보게?’ 김태형 감독의 히든카드…불굴의 김정후

    • [스포츠월드=대구 권기범 기자] “난 한국시리즈인 줄 알았어.”

      지난 10일 대구 두산전, 8-1로 승리를 거두고 기분 좋게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보던 김태형 두산 감독이 툭 던진 말이다. 9회말 1사 후 등판한 김정후(30)가 러프와 대타 이지영을 내야 뜬공 및 삼진으로 잡아낸 장면. 김정후는 이지영을 삼진으로 잡곤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접전도 아닌, 7점차 리드에서 화끈한 승리 세리머니, 김태형 감독이 웃은 이유다.

      김정후의 야구인생을 돌아보면 그럴 만 하다. 우여곡절 끝에 투수로 마운드에 선 첫 등판,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던진 공이고 아웃카운트 2개다.

      김정후는 경동고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고 단국대 졸업 후에도 턱걸이로 프로의 문을 두드렸다. 2013년 SK의 10라운드 전체 87순위로 지명된 야수. 당시 이름은 김경근. 김태형 감독은 김정후를 기억했다. 김 감독은 “당시 이만수 감독님이 그 녀석의 스윙을 보더니 ‘넌 4번 타자야!’ 그러시면서 진짜 4번으로 출전시켜 놀란 적이 있다”는 일화를 귀띔했다. 하지만 기회를 잡지 못했고 정규시즌 5경기 4타수 무안타로 돌아서며 2군행, 그러다 2014년 겨울 왼어깨 부상으로 SK를 떠났다.

      포기하지 않은 김정후는 개명을 한 뒤 투수로 전향했고 일본 사회인야구와 독립리그를 경험하며 기회를 엿봤다. 이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팔꿈치 뼛조각이 생겼고 사회인야구에서도 외국인 투수인데 기다려줄 리 만무하다. 결국 또 공을 내려놓고 지난해 5월 귀국했다. 불굴의 김정후는 또 여러 구단의 입단테스트에 임했고 마침내 두산이 손을 내밀었다. 이후 교육리그에서 눈도장을 찍은 뒤 올 시즌 1군 엔트리에 드는 ‘드림’을 완성했다. 그 첫 등판이 10일 삼성전이었으니 포효는 당연한 일이다.

      김 감독은 김정후를 꽤 높이 평가하고 있다. 올 시즌 20대 초반 불펜진이 필승조로 나서고 있고 마무리 김강률마저 불안하다. 11일 대구 삼성전에선 9회말 7-6까지 쫓기자 김강률을 강판하고 신인 곽빈을 긴급 소방수로 투입하는 강수까지 뒀다. 그래서 김정후에 대한 기대치가 더 올라갔다. 아직 경험이 부족해 좀 더 안정적일 때 투입할 생각이지만 2군으로 내려보낼 생각 자체가 없다. 김 감독이 올 시즌 찍어놓은 숨은 비밀병기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두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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