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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끄라시바 월드컵] '축알못' 기자도 분석한 전술… 그럼 감춰야죠

입력 : 2018-06-12 09:08:07 수정 : 2018-06-15 13: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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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레오강(오스트리아) 권영준 기자] 결전의 시간이 다가왔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2일(한국시간) ‘약속의 땅’ 러시아에 입성한다. 첫 행선지는 전초기지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이다.

한국을 대표해서 월드컵에 출전하는, 그래서 당당하고 자부심을 느껴야 할 선수단은 응원보다는 비난 속에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대표팀을 향한 시선은 ‘어차피 3패’ ‘역대 최고로 기대가 안 되는 대표팀’이라는 힘을 뚝뚝 떨어트리는 말뿐이다. 신태용 감독은 트릭 논란, 실험 논란, 체력 훈련 논란까지 하는 행동 모두가 논란 속에 있다. 특히 트릭과 실험은 신태용 감독의 꼬리표가 됐다.

과연 트릭과 실험의 정체는 무엇일까.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펼쳐진 전지훈련 내용과 볼리비아, 세네갈과의 평가전을 토대로 ‘축알못’ 기자의 대표팀 전술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을 맞아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다. 포백 라인 박주호-장현수-김영권-이용은 베스트 11이 유력하다. 수비는 개인 마크보다, 2선과 3선의 간격을 유기적으로 유지하며 지역 방어에 초점을 맞춘다. 양 측면 미드필더들이 깊게 수비진영으로 내려와 크로스를 내주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신장이 큰 스웨덴 공격수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크로스 자체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공격에서는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이 유력한 이재성과 이승우의 역할이 중요하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빠르고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스웨덴 측면 수비수를 가운데로 좁혀야 한다. 공간이 생기면 저돌적인 박주호와 이용이 공격진영으로 올라와 크로스를 올리고, 이에 대한 세컨드 볼에서 파생된 공격을 펼친다. 역습 시에는 기성용의 발끝에서 이승우와 이재성이 버티고 있는 측면으로 빼줬다가, 이를 2선으로 내려오는 손흥민을 통해 공격을 만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의 폭발력과 황희찬의 공간 침투로 역습을 주도한다.

축알못 기자의 전술 분석이 틀렸을 수도 있고, 정확할 수도 있다. 핵심은 분석의 정확성이 아니다. 대표팀이 전술 훈련을 꽁꽁 감췄지만, 축알못 기자의 분석이 이 정도까지 나온다는 것. 그렇다면 스웨덴은 이보다 더 자세하고, 정확하게 한국 축구대표팀의 전술을 파악했을 확률이 높다. 그 확률은 99% 이상이다. 월드컵에 나서는 각 나라의 전력 분석은 전쟁과도 같다.

당연히 숨기고 속여야 한다. 축알못 기자도 이 정도 분석 결과가 나오는데,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는 얼마나 정확할 것인가. 꽁꽁 감추고, 또 감춰야 한다. 상대가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감추고 있다고 말해야 한다.

사람들은 대표팀을 향해 온몸을 불사르라고 한다. 당연하다. 월드컵은 전쟁이다. 승리 확률이 지극히 낮더라도 전쟁은 전쟁이다. 승리가 불가능하다고 해서 전쟁을 앞두고 우리네 정보를 공개하는 경우는 없다. 패하면 죽는다. 전쟁터로 향하는 대표팀을 향해 왜 트릭을 쓴다고 비난을 하는 것일까.

실험도 마찬가지다. 실험과 만들어 가는 과정은 엄연히 다르다. 실험은 현상을 관찰하고 측정하는 일이다. 신태용 감독은 대표팀 평가전을 치르면서 관찰과 측정을 하지 않았다. 어떤 전술이, 어떤 선수가 더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계속해서 점검했다. 이 과정을 통해 박주호-장현수-김영권-이용으로 이어지는 포백 라인을 완성했다.

애초 구상했던 포백 라인에서 김민재 김진수가 부상을 이탈했다. 베스트 수비진 절반이 월드컵을 코앞데 두고 전력에서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더 빨리 포백 라인을 완성하길 바라는 것일까. 현시점에서 포백 라인을 완성하고, 수비수들이 전술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든 것은 비교적 빠른 속도 아닐까.

신태용 감독은 “국민의 관심이 떨어진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스웨덴을 잡으며 예전보다 더 큰 응원의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우리에게 달렸다. 의연하게 이겨내야 한다. 승리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몸부림을 치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숱한 비난 속에서 작은 목소리로 묵묵히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 오늘도 달린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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