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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상트 톡톡] 월드컵에서 '작은 고추' 살아남는 법

입력 : 2018-06-14 18:21:42 수정 : 2018-06-15 13: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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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권영준 기자] “헤딩 그다음을 준비합니다. 포지셔닝을 더 잘해야죠. 작다고 포기할 순 없습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의 아침이 열렸다. 백야 현상으로 아침이 아침인 줄 모르고, 밤이 밤인 줄 모르는 러시아지만, 분명한 것은 월드컵의 열기가 밤낮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그 열기는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전해졌다. 지난 12일까지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알프스산맥의 푸른 정기를 받았던 대표팀은 이제 러시아로 이동해 뜨거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 이하 축구대표팀 선수단은 14일 베이스캠프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크 스타디움에서 러시아 입성 후 첫 비공개 훈련을 진행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모든 승부수를 스웨덴전에 걸었다. 스칸디나비아반도를 넘어서 분위기를 타고 멕시코와 독일까지 달려가겠다는 의지이다. 현실적으로 16강 진출이라는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보다는 스웨덴 멕시코 독일의 숨 막히는 정글을 투지 넘치게 탈출하는 것이 우선 목표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듯이 대표팀은 시작에 목숨을 걸고 있다.

스웨덴과의 맞대결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극복해야 할 첫 번째는 바로 피지컬이다. 신태용 감독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190㎝가 넘는 선수 6~7명이 득실한다. 기술적으로 아무리 잘 준비한다고 해도 이 장신 숲을 헤쳐가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순 없는 일이다. 그래서 선택한 해법이 바로 ‘포지셔닝’이다.

이날 훈련을 앞두고 측면 수비수 김민우는 “냉정하게 공중볼 경합에서는 스웨덴 선수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그다음이 중요하다. 세컨드 볼을 스웨덴에 내주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집중력 있게 플레이를 해야 하고, 위치 선정을 잘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측면 수비수는 대부분 170㎝대의 신장이다. 이용이 유일하게 180㎝이다. 그런데 이용마저 지난 11일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상대 선수의 팔꿈치에 이마를 가격당했다. 무려 7바늘을 꿰매야 했던 큰 부상이다. 이마에 보호대를 차고 훈련에 참여한 이용은 “붓기도 없고 통증도 없다. 훈련에서는 조심해서 임할 생각이지만, 만약 스웨덴전에 출전한다면 헤딩 경합을 피할 생각이 없다. 전혀 문제가 없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이어 “세컨드 볼을 차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수비수들과 따로 미팅 자리를 마련해 많은 대화를 나누며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장이 작다는 것은 분명 치명적인 약점이다. 스웨덴은 분명 롱패스를 전방으로 때려놓고, 큰 신장을 활용한 공격 전술을 내밀 공산이 크다. 세네갈 선수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면 팔꿈치까지 쓰더라도 한국 수비진을 피지컬로 몰아세울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를 슬기롭게 풀어가지 못한다면 한국 축구의 승산도 없다. 때문에 대표팀은 세컨드 볼을 쟁취할 수 있는 포지셔닝에 집중, 또 집중하고 있다.

작은 고추는 맵다. 아니 맵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한국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4일(현지시간) 오전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샹트페테그부르그(러시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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