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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인터뷰] '변산' 김고은 "마음에 들면 더 쌀쌀맞게. 당연히 연애는 다 실패"

입력 : 2018-07-06 10:21:51 수정 : 2018-07-06 14: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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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환 기자] 21살에 영화 ‘은교’를 통해 파격적으로 데뷔했던 김고은(27)이 어느덧 7년차 배우가 됐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 폭을 넓혀온 김고은은 인간적으로도 한층 성숙하고 여유가 생겼다. 그렇게 7년 동안 쌓아왔던 내공을 이번에 영화 ‘변산’을 통해 한꺼번에 보여줬다.

‘변산’은 동창 선미(김고은)의 꼼수에 낚여 흑역사 가득한 고향에 강제 소환된 학수(박정민)가 예측 불허의 사건들에 맞딱드리게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김고은은 영화 주인공 래퍼 학수를 짝사랑하는 고향 친구 선미를 연기했다. 이번에 연기를 위해 포동포동 살을 올리고, 찰진 사투리를 쓰면서도 “영화 촬영이 행복한 힐링이었다”고 회상하는 김고은을 스포츠월드가 만났다.

-영화는 어떻게 봤나.

“사실 영화 시사회 때 제대로 못 봤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보던 중간에 나왔다. 시사회 끝나고 바로 기자간담회가 있는데 부어 있으면 안 될 것 같았다. 학수 아버지가 학수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장면 등 울컥울컥한 장면들이 좀 있다. 눈이 막 뜨거워지더라.”

-출연 계기가 있었나.

“‘도깨비’가 끝나고 두 달 정도 쉬고 있을 때 제안이 왔다. 이준익 감독님이 제안을 주셨다고 해서 신나는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봤고, 주연이 박정민 선배라고 해서 ‘이건 대박이다’ 생각하고 신나서 했다. 감독님과 박정민이 큰 영향을 미쳤다. 박정민이라는 배우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지만 함께 연기하는 기회가 닿는 건 쉽지 않다. 이건 뭔가 함께해야 하는 작품인가보다 하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를 위해 8kg을 찌웠다고 하던데.

“찌울 때는 행복했다. 촬영지에 맛집이 진짜 많고. 민물메기매운탕은 정말 독보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다음날 얼굴이 부어도 상관이 없고, 부은 게 더 좋고…. 내가 먹는 걸 너무 좋아한다. 그렇다고 다른 촬영을 할 때 안 먹은 건 아니지만 밤 늦게까지 먹고 술도 먹을 수 있는 현장은 거의 처음이다. 술이랑 안주를 같이 먹으면 끝장이지 않나. 촬영이 끝나고 두 세 달 감량을 하는데 식단관리를 주로 했다. 그 자체가 많이 슬펐다. 마음껏 먹다가 못 먹는 게 대부분이 되니까.”

-촬영 현장이 아주 즐거웠다는 소문.

“선배들이 이준익 감독님과 일했을 때 너무 행복했다고 해서 궁금했다. 이번에 현장을 직접 경험하면서 무슨 말인지 완벽하게 알았다. 그게 다 감독님의 힘이었다. 현장에서 표정을 찡그리신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누군가 실수를 해도 현장의 어른인 분이 그냥 넘기신다. 그리고 웃으면서 “다 내 잘못이다”라고 말하신다. 누군가의 실수를 주목하게 만들면, 그 사람은 실수를 만회하려고 또 다른 실수를 하게 돼서 현장에도 더 안 좋다고 하셨다. 두 세 달 동안 긍정적인 에너지가 쏟아지니까 힐링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실제로 영화 속 선미처럼 당당하게 고백을 하는가.

“내가 먼저 고백을 안 하는 것 같다. 부끄러워서. 그리고 이상하게 약간 마음에 든다 싶으면 그렇게 아닌 척을 한다. 그래서 상대가 결국 모른다. 연애는 당연히 다 실패했다. 그 사람을 좋아하는건 오로지 나만 알았다. 절대 티내지 않았고 더 쌀쌀맞게 대했다. 진짜 희한하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싫어하는 척은 안 한다.”

-크게 히트한 ‘도깨비’ 바로 다음 작품었는데.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변산’이 나에게는 딱 적절한 타이밍에 온 작품인 것 같았다. 그 당시에는 좀 나에게도 힐링이 될만한 작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던 것 같다. 내가 더욱 더 욕심을 낼 수 있는 작품보다는 좀 내용도 즐겁고 함께 롤을 배분해서 할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그때 당시 나에게는 가장 필요했던 것 같다.”

-‘은교’라는 강렬한 작품의 주연으로 데뷔했다.

“21살 때 ‘은교’로 데뷔했다. 그 당시에도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많은 부분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운이 좋아 첫 시작을 주연으로 하게 돼 감사한 마음도 있었지만 책임감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배운 것 같다. 스펙트럼이 넓지 않는 갓 데뷔한 신인으로서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 ‘은교’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그걸 꼬리표라고 생각하면서 부담감을 갖지는 않았다. 첫 작품이기도 하지만 대표작이기도 하다. 배우로서 대표작이 있다는건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다.”

-파격적인 역할로 시작하는 신인들에게 ‘제2의 김고은’이라는 말이 붙는다.

“‘아가씨’도 보고 ‘버닝’도 봤다. 그런데 ‘제2의 김고은’이란 말은 그만 써달라. 너무 부끄럽다. 배우로서 훌륭한 분들이 이제 나온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첫 작품에서 큰 롤을 맡았을 때의 압박감을 느껴봤기 때문에 그걸 해냈다는 것, 많은 주목을 받을 정도로 해냈다는 것은 너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행보도 응원한다.”

-배우 생활의 목표가 있다면.

“뭔가를 이루겠다는 목표는 없다. 그냥 계속해서 배우라는 일에 있어서 즐겁고 열정이 샘솟는 이준익 감독님 같은 내 모습을 기대하고 싶다. 배우로서는 대중들이 봤을 때 내 연기로 공감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jbae@sportsworldi.com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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