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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야 어디든 OK’ 롯데 정훈, 슈퍼 백업의 신선한 반란

입력 : 2018-07-11 11:18:29 수정 : 2018-07-11 13: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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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이보다 다채로운 포지션을 소화한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또 있을까.

롯데의 정훈(31)은 2014시즌부터 2016시즌까지 팀의 주전 2루수로 활약했다. 지난 2015시즌에는 정확히 3할 타율까지 기록했다. 실책이 잦았고, 엄청난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아니었지만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또 하나의 신고 선수 신화를 쓴 주인공으로 여겨졌다.

행복한 순간도 잠시 지난 시즌부터 위기가 닥쳤다. 롯데가 내야 수비 강화를 위해 2루수가 주포지션인 앤디 번즈를 영입했기 때문. 그렇게 ‘2루수’ 정훈의 입지는 급격하게 좁아졌다.

이후 정훈은 떠밀리듯 여러 포지션을 오가야 했다. 지난해 정훈은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 출전 경험이 있고, 심지어 외야 수비 연습까지 지시받아 중견수, 우익수까지 맡았다. 들쭉날쭉한 출전 기회, 여러 포지션을 오간 탓에 동기부여가 쉽게 될 리 없었다. 성적 역시 평범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공식적인 프로필에선 내야수로 분류돼 있으나 내외야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야수’ 정훈으로 거듭났다. 1루부터 3루까지는 기본이고, 중견수로서도 준수한 모습이다. 10일까지 외야수로 소화한 수비 이닝(111이닝)이 내야수로 소화한 이닝(92이닝)보다 많을 정도. 여러 포지션을 오가지만 시즌 실책은 단 2개뿐 이다.

조원우 롯데 감독도 “지난해부터 외야 수비를 연습해 왔는데, 기본적으로 수비 센스가 있는 선수라 적응을 잘하는 편이다”라고 흡족함을 표시했다.

공교롭게도 ‘수비 포지션 다양화’로 수비에서 활로를 찾자, 타격도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10일까지 시즌 타율은 0.300(110타수 33안타). 특히 좌완 투수를 상대로는 스페셜리스트라 불릴 만하다. 좌투수 상대 시즌 타율은 0.488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상대 팀이 좌완 투수를 선발 투수로 예고하면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을 때가 적지 않다. 기존 주전이 좌완 투수에 약하거나, 컨디션이 다소 하락했을 경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정훈이다.

정훈은 10일까지 올 시즌 선발 엔트리에 21차례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전체를 통틀어 26차례 선발로 나섰던 것을 생각한다면 고무적인 부분. 물론 여전히 특정 포지션의 주전으로 도약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현재 롯데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이기도 하다.

형용모순처럼 들릴 수 있지만, 정훈은 위기 속에서 ‘만능 유틸리티 선수’라는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개척해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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