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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인크레더블2'의 슈퍼맘이 되었으면

입력 : 2018-07-25 03:00:00 수정 : 2018-08-24 13: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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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픽사의 인기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이 14년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도 인크레더블 가족 중심의 이야기지만 주인공이 남편 ‘밥’에서 아내 ‘헬렌’으로 옮겨갔다. 여성의 역할이 점차 커지는 사회 풍토를 반영한 것일까. 영화는 어머니의 역할이란 주제에 초점을 맞춘다.

 

사랑하는 남편, 자식을 위해 자신의 것쯤이야 기꺼이 포기했던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어머니들도 분명 청춘 시절에는 요즘 젊은 여성들 못잖게 좋아하던 취미, 가수, 배우가 있었을 것이다.

 

슈퍼히어로 활동이 법으로 금지되자 법안 철회를 위해 헬렌은 온종일 사고를 치며 이목을 끄는 말썽꾼 남편 대신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고 악당 퇴치에 나선다. 헬렌은 왕년의 ‘일라스티걸’이었을 때 솜씨를 되살리며 예전의 자신을 찾아간다.

 

일라스티걸의 능력은 뛰어난 유연성이다. 팔다리를 늘려 주먹과 발차기를 날리고 몸을 풍선처럼 만드는 등 여러 상황에 대응한다. 이 가운데 영화의 백미는 일라스티걸의 바이크 라이딩 씬이다. 허리를 용수철처럼 늘려 도로의 장애물들을 곡예 수준으로 피하고 탄성을 이용해 공중으로 날아오르기도 한다.

 

반면 집에 남아 헬렌의 빈자리를 채우려는 밥은 집안일·육아 등 전업주부의 애로사항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 제 아무리 신체조건이 남들보다 월등한 괴력 히어로에게도 주부로서 살기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것이다.

 

영화를 보던 중 우리 몸이 일라스티걸처럼 유연하고 탄성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렇다면 관절이 하중을 받아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릴 일도 없었을 거라는 안타까운 감정도 함께 느껴졌다.

 

근력과 유연성이 높으면 그만큼 움직일 때 관절·근육이 받는 부하가 줄어들기 때문에 이 두 가지는 관련 질환을 예방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전업 주부들은 장시간 편치 않은 자세로 같은 일을 반복하는 탓에 몸이 경직돼 근력과 유연성이 떨어지고 이는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성을 크게 높인다.

 

실제로 주부들의 고충은 통계자료를 통해 확연히 드러난다. 요추·경추추간판탈출증(허리·목디스크), 관절염 등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들의 경우 50대 이상 연령층부터 여성 환자의 수가 남성보다 현저히 증가한다.

 

육체적인 고통뿐 아니라 심리적 충격을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나 갱년기의 여성들은 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해 퇴행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데 이때 급격한 노화를 받아들이지 못해 스트레스가 쌓여 화병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사실 어머니들에게 필요한 것은 일라스티걸의 특수능력이 아니라 가족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아닐까 싶다.

 

일라스티걸로서 다시 세상에 나서길 망설이는 헬렌에게 밥은 말한다. “포기하면 안 돼. 그래야 아이들이 더 나은 세상에 살지.” 물러설 수 없는 부모의 책임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그러나 세상에 부모 건강을 대가로 자신의 영달을 바라는 자식이 얼마나 있겠는가. 앞으로는 모든 어머니, 아버지들이 가장으로서의 무게를 조금만이라도 덜어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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