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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판 아마존’ 백지화 위기

입력 : 2018-08-30 03:00:00 수정 : 2018-08-29 18: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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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온라인센터 주민 반대
“혐오시설 불가” 비대위 구성
온라인 법인 출범 큰 차질
정 부회장, 전면에 나서야

[전경우 기자] 신세계 그룹의 온라인 사업 중추가 될 하남 온라인 물류센터가 극심한 주민 반대로 백지화 위기에 처했다.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은 지난 3월 온라인 사업 확장 관련 내용을 발표하며 “하남에 아마존을 능가하는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투자받은 1조원의 대부분을 투입해 아파트 30층 높이의 대형 건축물로 지을 예정”이라고 구체적인 그림도 제시했다. 이 건물에는 신세계 그룹 내 온라인 부문을 통합한 신설 법인 본사와 물류센터가 입주할 예정이었다.

신세계는 정 부회장이 추진하는 온라인 사업 강화와 수도권 동북부 배송 인프라 확충을 위해 경기도 하남시 미사 신도시에 30층 높이의 온라인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하며 LH공사로부터 미사지구 자족 8-3·4·5·6 4개 블록 2만 1442㎡(약 6400평)를 972억원에 낙찰받았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상태다. 해당 부지가 아파트 단지와 지나치게 가깝고 물류센터의 특성상 대형 차량 통행이 빈번해 교통체증과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는 게 주민들의 반대 이유다. 신세계는 경기도 김포와 보정(용인시)에 수도권 배송을 위한 온라인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모두 주거지역과는 멀리 떨어져 있다.

주민들은 물류센터를 일종의 ‘혐오시설’로 규정해 아파트 단지 단위로 비상 대책 회의를 열고 주민들의 뜻을 모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발족시켰다. 이후 주민들은 여러 차례 집회를 열었고, 스타필드 하남 불매운동 등을 거론하며 강력한 반대의 뜻을 밝혔다.

신세계는 이달 27일 하남시청 상황실에서 하남시청, LH공사, 이마트 물류센터 철회 비대위와 간담회를 갖고 해결 방안을 모색했지만, 현장에 있던 상무 2명은 제대로 된 설명 조차 하지 못했다. 비대위는 물류센터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체 부지 선정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는데 뚜렷한 대안은 없는 상태다.

유통 업계에서는 신세계의 온라인 물류센터 건립 지체가 통합 온라인 법인 출범 자체를 어렵게 해 결국 경쟁력 확보에 실패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 부회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면 돌파구를 만들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이 사태가 장기화 되면 1조원 투자를 제안했던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퀴티파트너스의 자금 투입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투자은행 업계의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부지 낙찰을 위해 제안했던 큰 그림 이외에 다른 구체적인 사안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대형 건물 건축 과정에서는 주민들의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스타필드가 하남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인 것처럼 새로운 건물도 하남시 전체를 보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비대위의 활동에 큰 관심이 없는 일반 주민들조차 물류센터 건립에는 반대 의사가 뚜렷하다. 미사 신도시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조용한 환경에 마음이 끌려 이사를 왔는데 번잡한 시설이 들어오는 것이 싫다”며 “지금도 주말이면 스타필드 주변으로 길이 막히는데 30층짜리 건물과 물류센터가 들어오면 길은 더 막힐 것 같다”고 반대의 뜻을 밝혔다.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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