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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 초보’ 박종훈의 자카르타 일기] 내 인생의 첫 금메달, 리그에서도 우승하겠습니다

입력 : 2018-09-02 13:05:00 수정 : 2018-09-02 09: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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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 손에 금메달이 있습니다. 아직도 흥분이 가시질 않네요.

 

오랫동안 기원했던 소원 하나를 이뤘습니다. 약 20년의 선수 생활 동안 처음 우승 경험을 했습니다. 그래서 금메달을 간절히 원했고, 마침내 제 소원을 이뤘습니다. 제게는 너무나 의미 있는 금메달입니다. 무엇보다 며칠 전 이 일기를 통해 금메달을 꼭 따내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도 지켜 기분이 좋습니다.

 

금메달을 딴 뒤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 내가 참 결혼을 참 잘했다’는. 아내와 결혼한 뒤 모든 게 술술 풀린다고 할까요.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했고, 이번엔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습니다. 결혼 이후 행복한 일만 생기는 것 같습니다. 시상대에 오르니 감회가 정말 남달랐습니다. 그간 TV에서 봤던 것을 직접 내가 하고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순간 울컥했습니다. 시상식 후 아내와 전화통화는 했습니다. “여보! 정말 고생했어요”라는 말을 들으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동료들은 당연히 기뻐하죠. 선수들끼리 가장 많이 한 말이 “고맙다”였습니다. 사실 이번 대표팀 출범부터 여러 안 좋은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그것 때문에 선수들은 많이 위축된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금메달이라는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입니다.

 

어린 선수들이 상당히 잘했습니다. 기특했습니다. 어린 선수들 덕분에 제가 소원을 이뤘습니다. 그래서 제가 더 ‘고맙다’라는 말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이제 이 친구들이 2년이라는 시간을 번 만큼, KBO리그도 그만큼 발전할 것으로 믿습니다.

 

얻은 게 참 많습니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더 얻었습니다. 주변에서 ‘네가 왜 안 나가냐’, ‘네가 나가면 상대가 못 칠 텐데’라는 말을 진짜 많이 들었습니다. 사실 제가 2년 10승 이상을 따냈지만, 제구 등 부족한 것이 많다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이 더 생겼고, 더 당당하게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마운 분들도 많습니다. 정민철 코치님은 늘 “2년 연속 10승을 했다는 것은 운이 아니다. 네가 마운드에 올라가면 누구든 상대할 수 있는 투수다”라는 말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사실 손혁 코치님으로부터도 많이 듣는 말이었지만, 뭔가 대표팀에서 들으니 더 힘이 샘솟는 것 같았습니다.

 

해피엔딩이었습니다.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대표팀에서 우승 맛을 봤으니, 이제는 소속팀 우승 차례인 것 같습니다. 이 기세를 몰아 소속팀인 SK에서도 올해 꼭 우승하고 싶습니다. 시상식을 마친 뒤 (이)재원이형과도 ‘꼭 우승하자’고 했습니다. 국가대표팀을 응원해주시고, 저에게 많은 힘을 주신 야구팬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정리=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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