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가요계 엿보기] BTS 팬들이 日 프로듀서와 협업 반대한 진짜 이유

입력 : 2018-09-18 09:15:26 수정 : 2018-09-18 09:15:26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월드와이드 아이돌’ 방탄소년단이 AKB를 탄생시킨 일본 야키모토 야스시와의 협업이 없던 일로 됐다. 팬들의 적극적인 반대로 협업이 불발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16일 공식 팬카페를 통해 “11월 발매 예정인 일본 싱글음반 수록곡이 제작상의 이유로 변경된다”고 밝혔다. 해당 입장문에 따르면, 11월 7일 일본에서 발매할 예정이었던 싱글에서 아키모토가 야스시가 가사를 쓰기로 한 ‘버드’를 제외하고 ‘아이돌’ ‘페이크 러브’의 리믹스 버전을 추가하기로 했다.

 

앞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측은 새 일본 싱글음반에 AKB 프로듀서인 야키모토 야스시가 작사한 ‘버드’를 싣기로 했다고 발표했고, 이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야키모토 야스시는 우익 논란이 일었던 인물이다. 그가 프로듀싱한 그룹 AKB는 야스쿠니 신사 앞에서 공연하거나 욱일기가 그려진 의상을 입고 공연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기 때문. 뿐만 아니라 그는 늘 여성을 성 상품화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지금껏 작업한 음악이 방탄소년단과 동등한 위치에서 협업할 만큼 훌륭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자질 논란도 제기됐다. 이에 팬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었고,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팬들의 반응을 수렴해 협업을 없던 일로 할 수밖에 없었다.

 

팬들 덕분에 야키모토 야스시와 협업이 불발됐지만, 방탄소년단 팬들이 이번 협업에 더욱더 목소리를 낸 이유는 따로 있다. 방탄소년단이 꾸준히 보여준 세계관과 그들만의 스토리텔링을 존중해달라는 것. 

 

방탄소년단은 데뷔 이래 10대의 꿈, 행복, 사랑을 아우르는 ‘학교 3부작’을 시작으로 아름다움과 불안이 공존하는 청춘을 노래한 ‘화양연화’ 시리즈, 유혹을 주제로 한 ‘윙스’ 시리즈,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를 선보이며 독창적인 세계관을 선보였다. 또 자신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냄과 동시에 음악적 스토리 텔링을 더하면서 그 누구도 아닌 방탄소년단 본연의 음악이 탄생했다. 여기에 힙합을 베이스로 한 색깔 있는 음악과 절도 있는 퍼포먼스가 더해지며 K팝을 넘어 새로운 브랜드가 된 방탄소년단이다.

 

세계 2위를 자랑하는 일본 음악 시장을 발 빠르게 공략하기 위해 현지에서 인지도가 높은 프로듀서와의 협업은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충분히 자신들의 음악과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방탄소년단의 음악 행보를 막을 만큼, 지금 이 시점에서 협업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야키모토 야스시와 꾸준히 교류해온 사람도, 그의 세계관에 매료된 인물도 방탄소년단이 아닌 방시혁 프로듀서다. 그렇게 협업이 하고 싶다면 방시혁 프로듀서가 직접 곡을 받고 앨범을 내면 될 텐데, 굳이 잘 나가는 방탄소년단에게 ‘야키모토 야스시’라는 무리수를 던진 점은 충분히 지탄받을 만하다.

 

이처럼 팬들 덕분에 방탄소년단은 문제적 협업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단순하게 보면 우익 논란에 휘말리지 않아 다행스럽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방탄소년단의 음악뿐 아니라 세계관을 존중하는 팬들의 진정한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다. 방탄소년단의 아미(팬클럽) 사랑이 왜 그렇게 각별한지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 순간이다.

 

giback@sportsworldi.com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