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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도 넘은 ‘사이버 스토킹’, 이대로는 안 된다

입력 : 2018-09-18 11:05:12 수정 : 2018-09-18 11: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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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팬심? 짝사랑? 막무가내 일방통행은 범죄행위일 뿐이다.

 

배우 배효원이 결국 칼을 빼 들었다. 자신의 SNS를 통해 그간 동료 남자배우 A씨로부터 지속적으로 스토킹을 받아왔다는 사실을 공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배효원이 지목한 A씨는 2년 전 영화 ‘로마의 휴일’ 촬영 때 인질 역할을 맡았던 이들 중 한 명이다. A씨는 개인적인 친분이 없는 상태에서도 집요하게 연락을 했고, 이를 차단당하자 온라인상에 마치 연인인양 글을 쓰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성희롱까지 일삼았다.

 

A씨는 반성하는 듯하다가도 다른 말을 하기 일쑤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이번 사건이 공론화되자 A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한다. 연애 경험이 현저하게 적다 보니 감정표현이 너무나 서툴렀다. 상대방이 성희롱이라고 느꼈다면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순수한 ‘팬심’이었다”고 해명하는가 하면 “배효원과는 대학교 때부터 알던 동생이다”, “배효원이 연락을 하다가 자꾸 SNS를 차단하더라”는 등의 주장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A씨는 자신을 비난하는 누리꾼들과 설전을 벌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더욱 큰 문제는 경찰에 신고했음에도 이렇다 할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연예인을 상대로 한 스토킹 대부분이 그러하듯 배효원도 처음에는 그저 무시가 답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A씨의 괴롭힘은 계속됐고, 참다못한 배효원은 지난 7월 서울 성동구 사이버수사대를 찾아가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기대와는 달리 그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배효원에 따르면 당시 경찰 측은 ‘연기자니까 팬심으로 봐라. 정신적으로 이상한 사람 같은데 무시하는 게 나을 것 같다. 함께 영화 찍었던 사람들에게 연락해 컨트롤해보라’고 제안했다.

 

유명인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스토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문채원은 자신을 남자친구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에게 법적 대응을 했고 아나운서 윤태진, 배우 지하윤 등도 스토킹을 당했다고 고통을 호소한 바 있다. 스토킹은 엄연한 사회 범죄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사회적·법적 대책이 마련됐다. 우리나라 역시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규정돼 있지만, 온라인 대화의 특성상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속된 사이버 스토킹의 상당수가 범칙금 10만원 이하의 경범죄로 다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유명인의 숙명이라 참아 넘기기엔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대책이 필요하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배효원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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