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류시현의 톡톡톡] 고맙습니다

입력 : 2018-10-10 11:30:00 수정 : 2018-10-10 11:04:51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혹시 여러분은 ‘고맙습니다’와 ‘감사합니다’ 중 어떤 말을 더 자주 사용하시는지요.

 

제 직업상 행사 사회를 보러 가면 기본적인 원고를 받게 되는데요. 안내문 대본이 금일로 시작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금일 본 행사가 시작될 예정이오니, 참석하신 분들은 착석하여주시길 바랍니다.’ ‘오늘’이라는 말이 있고, ‘자리에 앉아주시길 바란다’는 말이 있는데 ‘금일’, ‘착석’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아침, 점심 식사도 조찬, 오찬 이라는 말을 공식석상에서 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마도 한자어로 쓰인 말이 좀 더 존대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말이 중국말과 달라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백성이 이르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그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이를 불쌍히 여겨 스물여뎗자를 만드니 쉽게 익혀 매일매일 편하게 사용하여라’고 세종대왕마마께서 한글을 만들어 주셨는데 굳이 같은 말을 순 우리말로 사용하면 예의가 없고, 한자어로 구성된 말을 사용해야 존경의 의미가 있다고 느끼는 것. 혹시 이런 것이 문화 사대주의 같은 것은 아닐는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말을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요. 그 이유는 물론 한글 사랑도 있습니다만, 한자어로 대체된 말들의 경우 문어체적인 느낌이 강해서 활자로 쓰인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음성으로 들을 때는 조금 부자연스럽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좀 더 자연스럽고, 듣는 분들에게 친근한 느낌이 들게 하기 위해서 우리말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예전에 학교에서 언어의 사회성과 역사성이란 개념을 배운 적이 있습니다. 언어란 함께 사는 사람들의 정해진 약속이라는 것이 사회성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사용하다 보면 언어 또한 생명체인 것처럼 변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고 새로운 말이 생기기도 한다는 것이 언어의 역사성입니다. 요즘 가뜩이나 새로운 말들이 많아서 따라가기도 힘든데, 이상한 말들은 나타났다 사라지더라도 아름다운 우리말은 역사성을 이겨내고 살아남을 수 있도록 우리가 잘 사용해야하지 않을까요. 

 

세종대왕님, 좋은 글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배우 겸 방송인 류시현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