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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엿보기] '강렬한 복귀' 아가메즈 눈물 흘린 사연은

입력 : 2018-10-15 09:42:06 수정 : 2018-10-15 11: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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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대전 권영준 기자] “아가메즈가 지는 것이 싫다며 눈물을 흘리더라.”

 

207㎝ 96㎏의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풀한 스파이크는 리버만 아가메즈(33·우리카드)의 전매특허이다. 날카로운 눈매에 굵은 허벅지와 문신 가득한 굵은 팔뚝만으로 상대를 압도한다. 그런 아가메즈가 동료들 앞에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 무슨 사연일까.

 

우리카드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는 1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삼성화재와의 ‘도드람 2018~2019 프로배구 V리그’ 1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복귀전을 치렀다. 2014년 11월16일 삼성화재전(당시 현대캐피탈 소속)을 끝으로 V리그를 떠났던 아가메즈가 약 4년 만에 다시 V리그 무대를 밟는 순간이었다.

 

배구팬이라면 아가메즈의 이름이 낯설지 않다. 콜롬비아 출신의 세계적인 공격수로 파워풀한 공격과 서브가 일품이다. 리그 개막에 앞서 열린 KOVO컵에서 한국 무대 복귀전을 치른 아가메즈는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나이에도 건재함을 알렸다. 이날 역시 1세트에만 8득점을 몰아치는 등 3블로킹, 3서브에이스를 포함해 37점(후위공격 14점)을 몰아치며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했다. 공격성공률도 51.66%로 고감도 스파이크를 선보였다. 화려한 복귀전이다.

아가메즈의 합류로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우리카드 지휘봉을 잡은 신영철 감독 역시 아가메즈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다만 고민은 있다. 4년 전 아가메즈가 V리그에서 자신에 명성만큼 강한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한 이유는 바로 감정 컨트롤이 문제였다. 경기 중에 스스로 흥분에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종종 드러냈고, 다혈질적인 모습으로 팀 분위기를 망치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큰 모션을 취하며 이러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영철 감독이 이를 모를 리 없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뒤 망설임 없이 아가메즈를 선택한 것도 그 부분은 충분히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자신했기 때문이다. 신영철 감독이 선택한 방법은 바로 ‘인정과 존중’이었다. 신영철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아가메즈가 동료들과 미팅을 하는 ‘경기에 나가면 지고 싶지 않다’면서 눈물을 흘렸다”며 “그만큼 감성적인 선수”라고 털어놨다.

 

우리카드는 지난 2일 대한항공과의 연습경기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패했다. 다음날 미팅하는 자리에서 신영철 감독은 아가메즈에게 ‘우리팀의 세컨드 캡틴(부주장)은 아가메즈’라고 공표하며, 아가메즈에게 한 마디하라고 지시한 것. 아가메즈의 기를 살려주려는 의도도 있지만, 실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려면 아가메즈의 활약이 필수이기 때문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에 아가메즈는 “경기에 나서면 항상 이기고 싶다. 다같이 힘을 모아 꼭 승리하자”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신영철 감독은 “경기 중 흥분하는 것은 습관적인 행동이다.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자신만의 표출이니 존중해줘야 한다"라며 "이것 때문에 팀 분위기를 깨기 위한 것이 아니다. 동료들이 그것은 인정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리카드는 이날 아가메즈의 흥분 때문에 분위기가 가라앉는 일이 없었다. 오히려 더 끈끈한 모습을 보였다. 아가메즈가 큰 포즈를 취할 때마다 주장 유광우, 나경복 등이 어깨를 툭 치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플레이에 집중했다. 마틴 우리카드 코치도 작전타임마다 아가메즈를 챙겼다. 우리카드는 비록 이날 패했지만, 4세트 듀스 접전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끈끈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 시즌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신영철 감독은 " 4년 전 20대의 아가메즈가 아니다. 아가메즈에게 ‘코트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여라’고 주문했다. 배구를 할 줄 아는 선수이다. 말 그대로 세컨드 캡틴이다. 충분히 잘 해 줄 것”이라고 눈빛을 번뜩였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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