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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지키자" 착한 패션 뜬다

입력 : 2018-10-16 03:00:00 수정 : 2018-10-15 18: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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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S 제품 출시·재고 소각 금지… 윤리적 생산 경영 확대

[이지은 기자] 패션 업계에 ‘착한’ 패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과거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 요인이 디자인, 가격 등에 한정됐다면, 최근 들어 동물권 및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기업의 윤리적 생산 경영으로까지 확장됐다.

일례로 명품 업체의 재고 소각 관행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영국 럭셔리 브랜드 버버리는 자사의 팔다 남은 제품들을 소각 처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등 외신들이 지난 7월 “버버리가 최근 5년 동안 약 9000만 파운드(약 1328억 원)의 제품을 소각했다”고 일제히 보도한 후 내놓은 후속 조치다.

에르메스, 샤넬, 프라다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고급 브랜드에서는 팔리지 않는 상품들의 가격을 더 내려 수요를 맞추는 대신 태워 없애면서 공급을 줄이는 방식으로 제품의 가치를 방어해왔다. 그러나 자원 낭비 및 환경 오염에 대한 사회의 감시망이 강해지면서 이런 관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는 추세다. 마르코 고베티 버버리 최고경영자(CEO)는 “사회적·환경적으로 책임성을 강화하는 게 현대식 럭셔리”라며 “이 믿음은 버버리의 핵심이며 장기적인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생산 방식에서부터 변화를 주는 기업들도 늘어가고 있다. 지난해 명품 브랜드 구찌와 마이클 코어스는 동물의 가죽이나 모피를 활용해 제품을 만들지 않겠다는 내용의 ‘퍼 프리(Fur Free)’정책을 선언했다. 컬럼비아, 노스페이스, 디스커버리, 블랙야크, 네파 등 국내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책임 다운 기준(RDS)’을 인정받은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 RDS는 동물을 강제로 사육해 털을 채취하거나, 살아있는 동물에게서 털을 억지로 뽑지 않는 등 동물 학대 없이 생산한 다운 제품에 발행되는 인증 마크다. 식용으로 사육·가공되는 조류의 부산물을 활용해야 하고, 유통의 모든 단계에서 요건을 충족해야만 최종 완제품에 RDS 로고를 사용할 수 있다.

버려지는 물품을 활용한 ‘업사이클링(Upcycling)’도 확산하고 있다.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들로 더 높은 가치의 새 제품을 만든다는 의미로, 최근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에서 개발된 원사로 러닝화, 스니커즈, 후드 등을 출시해온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의 행보가 여기에 해당한다. 캐주얼 브랜드 탐스는 ‘원 포 원(One for One)’으로 기부를 콘셉트 전면에 내세운 대표적인 기업이고, 최근 이랜드 SPA 브랜드 스파오는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국제 아동 후원 기금으로 기부하며 이미지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윤리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소규모 업체들도 속속 등장하는 중이다.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을 지원하고자 마련된 ‘패션코드 2019 S/S’ 행사가 최근 서울 성수동에서 열렸는데, 동물성 소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비건타이거, 천연 소재인 코르크나무 껍질로 가죽 제품을 만드는 코르코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실험적인 시도로 눈길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지가 판매에 직결되는 브랜드일수록 소비에 관해 변화하는 가치를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업체라는 인식이 박혀야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식의, 일종의 CSR 사업 처럼 행해지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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