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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에 500갑 '뚝딱'… 한국산 히츠 나온다

입력 : 2018-10-22 03:00:00 수정 : 2018-10-23 15: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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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모리스, 양산공장 증축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로
아이코스 전용 담배 생산
불량스틱 감소 효과 기대

[양산=정희원 기자] 이달 말부터 ‘메이드인 코리아’ 히츠를 만날 수 있다. 한국이 아시아·태평양지역 최초로 아이코스 전용 담배 히츠를 생산하면서다.

 

히츠 국내생산은 경남 양산 북정동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에서 맡는다. 양산공장은 이로써 말보로·팔리아멘트 등 일반담배뿐 아니라 궐련형 전자담배 히츠까지 생산하는 ‘듀얼 팩토리’로 거듭났다.

 

양산공장 부지 규모는 약 7만㎡(2만1000평)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히츠 국내생산을 위해 3000억 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축했고, 곳곳에서는 아직도 공사가 한창이다. 직원 340명을 추가 채용해 양산 시민들로부터는 환영받는 분위기다. 공정설비는 ‘완전 자동화’로 700여명의 직원이 4교대로 근무한다. 1분에 약 500갑의 히츠가 생산된다. 이번 양산 공장 가동으로 필립모리스의 전 세계 연간 히츠 생산량은 900억~1000억 개비로 늘어날 전망이다.

◆관세·물류 줄었지만 ‘가격변동 없음’

한국필립모리스는 제품 품질유지를 위해 제약공장급 최고 수준의 품질 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균일한 담배 맛’ 유지를 위해 연초는 글로벌 생산기지와 동일한 제품을 수입하며, 이를 제외한 원부자재 50% 정도는 국내서 조달받는다. 공장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연초 냄새는 비흡연자인 기자에게도 그리 나쁘지 않게 느껴졌다.

양산 공장장을 맡고 있는 이리나 아슈키나 한국필립모리스 상무는 “필립모리스 본사는 양산공장 생산제품의 우수한 품질, 지정학적 근거, 내수시장 반응 등을 종합해 공장증설에 한국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특히 국내에서 눈에 띄게 높아지는 시장점유율도 무시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이코스는 국내 출시 1년 반만인 올해 8월 기준, 전체 담배시장 점유율 8.1%를 기록했다. 아슈키나 상무는 “이번 히츠 생산을 기점으로 양산공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생산거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이 히츠를 생산하며 국내서는 KT&G, BAT(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 등 3사의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담배가 모두 만들어지게 됐다. 현재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전용담배 ‘핏’은 신탄진 공장에서, BAT 글로의 전용담배 ‘네오’는 사천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이번 히츠공장 설립으로 관세가 사라지고 물류비까지 줄어들어 비용절감 효과까지 얻게 됐다. 다만 ‘히츠 가격인하를 기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 가격을 유지하되, 가격인하는 없다’는 입장이다. 김병철 한국필립모리스 전무는 “지난해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과세가 2배 가까이 올랐고, 이는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았다”며 “공장 증설이 결정된 이유 중 하나는 가격인상을 막기 위한 것도 있었고, 국내 생산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담배 가격을 더 올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건 ‘불량스틱 감소’

이번 양산공장 증설 이후 아이코스 유저들은 ‘불량스틱이 감소하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에 들어오는 히츠는 대부분 이탈리아산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핏이나 네오스틱에 비해 불량이 많다고 토로하는 글이 종종 보인다. 히츠의 필터 부분이 갈라졌거나 심지어 접착제가 스틱에 달라붙어 있기도 하다.

아이코스 유저들이 공통적으로 제기하는 불만은 스틱마다 다른 연무량, 필터가 찢어지는 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불량이 발견될 경우 제품을 교환받을 수 있지만, 과정이 번거롭다. 불량제품은 판매처에서 교환해주지 않는다. 소비자는 아이코스 고객센터를 통해 직접 교환을 신청해야 한다. 신청 후 택배기사가 방문해 1대1 맞교환하는 방식이다. 정상 제품을 수령하려면 며칠이 소요되다보니 결국 소비자들은 포기하고 불량스틱을 버린 뒤 다른 스틱을 꺼내 쓴다.

직장인 송모 씨(36)는 “아이코스가 국내 도입된 이후 꾸준히 쓰고 있는데, 히츠가 은근히 불량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한 갑에 한두 개는 잘 빨리지 않고, 피우는 느낌이 들지 않아 결국 새로운 스틱으로 바꾸게 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조모 씨(45)도 “아이코스로 궐련형 전자담배에 입문해 3사 제품을 다 쓰고 있다”며 “다른 제품에 비해 히츠는 불량이 유독 눈에 띄는데 이런 점이 개선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병철 전무는 “국내생산 후 소비자의 피드백을 바로바로 반영해 불만요소를 빠르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식약처와의 갈등 해소 전 공장증설… ‘정면돌파’ 의지

한국필립모리스의 이번 공장가동을 두고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의 갈등이 깊어진 상황에서 일종의 ‘정면돌파’를 선언했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 보건복지부·식약처는 전자담배의 위해성을 알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칼을 빼들자 한국필립모리스는 정부에 유일하게 대적해 주목받았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최근 식약처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식약처의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결과’ 발표근거가 되는 분석방법과 실험 데이터 등에 대한 정보공개가 거부당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식약처의 발표로 흡연자가 일반담배보다 덜 해로운 대체제품인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에 혼란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강을 위한 최선의 선택은 금연이지만, 흡연자들도 정확하고 오해 없는 정보를 바탕으로 더 나은 대체제품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게 골자다. 아직 식약처와의 상황정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시장에서의 히츠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와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게 기업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 전무는 “정부를 상대한다는 면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소비자단체, 고객의 오해를 투명하게 밝히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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