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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대기자’ 두산-SK의 묘한 분위기, 가을 인사이동이 만든 진풍경

입력 : 2018-10-23 05:00:00 수정 : 2018-10-23 09: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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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가을축제의 끝엔 이별이 있다.

 

가을축제가 묘하게 흘러간다. 게다가 포스트시즌의 꽃인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개막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각 시리즈에 선착한 ‘정규시즌 우승팀’ 두산과 2위 SK는 다소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축제를 대기한다.

 

예년과는 달리 구단별 인사이동과 개편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연출된 분위기다. 가을에 접어들자마자 가장 먼저 인사이동의 시작을 알린 팀은 흥미롭게도 SK였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지난 13일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재계약 고사’ 사실을 전했다.

 

지난 2017시즌을 앞두고 2년 계약을 맺은 뒤 올 시즌을 끝으로 만료를 앞두고 있었던 터라, 재계약 여부에 관심이 쏠렸는데 일찌감치 거취를 발표했다. 사유는 가족의 건강악화였다.

 

보통 KBO리그에선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팀이라도, 정규시즌 직후 곧장 감독 교체 혹은 각종 인사개편 내용을 발표하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의 흥행 분위기를 저해할 수도 있다는 염려에서 비롯된 배려였다. 게다가 SK는 정규리그 2위를 확정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확보한 팀이었기에, 힐만 감독의 이른 자진 퇴진 발표는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다.

 

힐만 감독은 “경험 상 정규시즌 종료 전 미리 계획을 밝히고 리그에서 알게 된 모든 사람들과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서둘러 발표한 이유를 설명했다.

 

SK의 사례는 한국과는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온 외국인 감독의 성향이 반영됐다고 하나, 두산의 경우는 더욱 이례적이다. 지난 18일 김진욱 감독의 자진 사퇴 의사 수용 사실을 전했던 KT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종료된 직후인 20일 저녁 급작스럽게 이강철 두산 수석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두산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기간에도 비슷한 일을 겪었는데, 발표 시점에선 큰 차이를 보인다. 당시 야구계엔 한용덕 수석코치가 차기 한화 감독으로 내정됐다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한화는 한국시리즈 종료까지 발표를 미뤘다.

지난해의 선례가 있음에도 올해는 앞당겨 발표한 이유가 무엇일까. 오히려 ‘이른 발표’가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한 두산의 결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누구나 아는 비밀’을 애써 모른척했던 탓에 두산의 지난해 포스트시즌 팀 분위기가 무척 어수선했다는 점은 야구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 감독은 “제의 수락과 발표 시기에 고민이 많았는데, 두산 측에서 많은 배려를 해줬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빠른 인사개편과 발표 여기에 축제에 집중한 뒤의 쿨한 이별. 후반부로 접어든 2018년 포스트시즌의 최대 화두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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