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SW의눈] 이승우, 기다림도 실력이다

입력 : 2018-10-23 08:50:00 수정 : 2018-10-23 09:13:19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가 냉혹한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시련의 시간을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 한겨울의 찬 바람을 뚫고 피는 동백꽃처럼.

 

이승우는 좀처럼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고 있다. 헬라스 베로나는 지난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스타디오 피에를루이지 펜초에서 베네치아와의 ‘2018~2019 이탈리아 세리에B(2부)’ 8라운드 원정경기에 나서 1-1로 비겼다. 이승우는 벤치 멤버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번 시즌 총 3경기 출전에 78분을 소화한 것이 전부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10월 A매치(우루과이 2-1 승, 파나마 2-2 무)에서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지만, 1분의 출전 시간도 기록하지 못하고 짐을 쌌다. 지난 9월 A매치인 칠레전(0-0)부터 3경기 연속 결장이다. 벤투 감독은 “공격 2선 경쟁자 가운데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선수가 있다”면서 이승우의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분명하게 설명했다. 이대로라면 11월 A매치 차출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표팀 발탁은 소속팀 출전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벤투 감독은 이미 “소속팀 경기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대표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수라면 선발한다”고 기준을 세웠다. 그러나 성장이 중요한 이승우에겐 대표팀 발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출전해야 경험도 쌓이고, 자신만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소속팀에서도 마찬가지다. 당장 출전이 중요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승우를 평가 절하하는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각종 기록을 조합해 경쟁자와 비교하며 논란을 양산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추운 겨울을 보내야, 극복하는 방법도 체득한다. 출전은 당장 인력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꾸준히 노력하면서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출전 자체에 절망하기보다는 하나씩 자신의 경쟁력을 만들어가면서 기회를 노린다면 충분히 반전도 가능하다.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토트넘), K리그 전설 이동국(전북), ‘핫 이슈’ 황의조(감바 오사카)도 그랬다. 손흥민은 애초 개인주의 플레이와 기복을 지적받았다. 로테이션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며 프리미어리그 톱 클래스 윙어로 성장했다. 이동국 역시 한때 ‘한 물간 공격수’로 낙인찍혔으나, 여전히 경쟁력 있는 최고의 공격수로 역사를 만들고 있다. 마흔의 나이에도 올 시즌 K리그1 국내선수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황의조 역시 ‘국내용’이라는 꼬리표가 달렸으나, 현재는 무결점 최전방 공격수로 진화하고 있다. 모두 기다림의 시간을 잘 활용한 예이다. 이승우는 현재보다 미래를 더 기대하는 선수이다.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잘 이겨내는 것도 실력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