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다음

    입력 2018-11-12 14:38:28, 수정 2018-11-12 14:38:36

    "술김에 10년지기 여사친과 키스를 했습니다"

    • 단둘이 술을 마시던 남사친과 여사친은 분위기에 이끌려 혹은 기분이 좋아 갑자기 묘한 감정이 생겨서 등의 이유로 스킨쉽을 하고 만다.

       

      물론 좋다. 청춘남녀가 서로 감정을 나누고 사랑을 불태우는 것이 무엇이 나쁘랴.

       

      하지만 십중팔구 후회한다는 것이 문제다.

       

      그 일 이후로 둘은 더이상 친구가 아니다. 남사친과 여사친 사이에는 어색한 기운만 맴돌기 마련이다.

       

      특히 키스를 당한(?) 입장에서는 애간장이 탄다.

       

      뭐지? 얘가 나를 좋아하는 거였나? 사귀자는 뜻인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다. 정작 상대방은 아무렇지 않은 척,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고 있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당신에게 키스를 했다는 말이냐.

       

      괜스레 기분만 싱숭생숭하고 그동안 함께한 시간에 배신당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울화통이 터지기도 한다.

       

      술김에 갑자기 키스를 하는 친구. 그 알쏭달쏭한 속내를 파헤쳐보겠다.

       

      우선 상대방의 입장과 마음을 가장 순수하게 바라본다면, 술김에 숨겨왔던 진심이 터져 나온 것일 수도 있다.

       

      좋아하는 마음을 오래전부터 품고 있었지만 섣불리 고백할 용기가 나지 않았더라면? 술을 마신 후 용기가 생겨 과감하게 키스를 하면서 마음을 전했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극히 드물다.

       

      이에 대해 혹자는 "정말 좋아한다면 너무 떨려 어떤 행동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정말로 짝사랑해본 사람이라면 이 의견에 동의할 것이다. 아무리 술을 마셨다고 해도 정말 좋아한다면 이렇게 행동할 수 없다. 아니, 하면 안 된다.

       

      또 다른 가능성은 '성욕'과 관련이 있다. 흔히 술을 마시면 상대방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말하지 않는가.

       

      지금까지의 관계를 잊고 갑자기 상대방의 외적 매력에 이끌려 혹은 단순히 외로워서 스킨쉽할 상대를 당신으로 정한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당신을 쉽게 바라보는 경우다. '술자리인데 뭐 어때'라는 생각에 "얘랑 키스 정도는 해도 괜찮겠지?"라는 마인드로 당신에게 접근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즉, 당신의 몸을 원하고 있다는 시그널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상대방은 소위 '섹스 파트너'가 필요했을 수 있다.

       

      "야, 너 나랑 잘래?"라고 말하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른다. 귓방망이를 맞을까 겁이 나는 것이다.

       

      이럴 때 키스를 하면서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겠다는 속내다. 진도를 더 빼도 좋을지, 여기서 멈춰야 할지를 눈치를 보면서 가늠하는 것이다.

       

      혹여나 술김에 키스를 한 후 당신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섹슈얼한 신호를 보낸다면, 빼박이다.

       

      당신은 그 사람과 친구가 아니다. 지금까지 친구가 아니었다. 그런 친구는 당장 연락을 끊어도 좋다.

       

      물론 술을 마시고 키스를 한 사람들을 모두 이렇게 단정할 수는 없다.

       

      정말로 당신을 짝사랑하고 있었는데, 아니면 정말 좋은 친구로 생각했는데 술을 마시고 실수했을 수 있다.

       

      다만 유념해야 할 것은 분명하다. 술김에 키스하는 것은 매우 무례한 행위다.

       

      진정 상대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그렇게 접근하면 예의가 아닐뿐더러 그 순수한 마음과 좋아하던 상대방과의 시간, 공간, 추억까지 모조리 더럽혀지는 치명적인 '실수'다.

       

      한순간의 혀놀림으로 그 마음을 잃지 말자.

       

      전상훈 기자 irony214@segye.com

    HOT레드

      • 오늘의 파워링크
      • Today 정보
      • 이시각 관심뉴스
      • Today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