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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만 SK 감독, 무모할 정도의 ‘신뢰’… KBO 역사를 새로 새겼다

입력 : 2018-11-12 23:41:13 수정 : 2018-11-13 13: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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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권영준 기자] 트레이 힐만 SK 감독의 ‘믿음 야구’가 결국 KBO리그 사상 첫 외국인 감독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역사를 만들었다.

 

SK는 12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두산과의 ‘2018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5-4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2패를 기록한 SK는 2010년 한국시리즈 정상 이후 8년 만에 다시 한번 우승 트로피에 키스했다. SK는 올 시즌 우승으로 팀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2007, 2008, 2010, 2018년)을 차지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SK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SK 왕조’를 구축했다. 그러나 2013시즌 6위로 마감하며 추락을 시작했다. 한 번 꺾인 비룡의 날개는 좀처럼 펼치지 못했다. 지난 2016시즌에도 6위로 리그를 마감하자, 위기 탈출의 극약처방을 내렸다. 바로 외국인 사령탑 트레이 힐만 감독을 영입한 것이다.

 

SK 제6대 감독이자 팀 최초 외국인 사령탑 자리에 오른 힐만 감독은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의 야구를 펼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그동안 철저하게 짜인 시나리오대로 진행하는 전술 야구에 익숙한 SK를 개개인 강점에 맞춰 자유롭게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들어준 것이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SK는 2017시즌 연일 대포를 쏘아 올리며 ‘홈런 공장장’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그렇게 5위에 오르며 가을 야구를 잠깐 맛봤다.

 

SK는 2018시즌부터 본격적인 ‘힐만’식 야구를 펼쳤다. 실책과 불안한 불펜은 약점으로 지적받았지만, 이보다 선발투수의 활약을 바탕으로 장타를 생산하는 방식의 야구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그리고 2위로 정규리그를 마치며 가을야구의 서막을 알렸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힐만 감독의 믿음 야구가 정점에 올랐다.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정규리그 1할 타율의 박정권 카드를 내밀어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5차전에서도 빈공에 시달리던 한동민을 끝까지 믿었고, 결국 끝내기 홈런으로 힘겨운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최정은 6차전까지 단 1안타에 그치는 극도의 부진을 경험했다. 하지만 힐만 감독은 최정을 끝까지 믿었다. 무모할 정도의 신뢰였다. 그러나 그 신뢰는 시리즈 결과를 바꿨다. 3-4로 뒤진 9회말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정은 2B-2S에서 상대 에이스 린드블럼의 6구째를 잡아당겨 극적인 동점 홈런을 작렬했다.

 

이제 힐만 감독은 KBO리그를 떠난다. 노부모 공양을 위해 한국 생활을 접고 미국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가 남긴 리더십의 유산은 역사 속에 고이 기억될 것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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