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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 중 만난 역대급 인천발 암초, 두산의 허무한 2018년 마무리

입력 : 2018-11-12 23:41:51 수정 : 2018-11-12 23: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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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이재현 기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거함’의 좌초였다.

 

2018년 두산의 해피엔딩을 의심하는 이는 사실상 아무도 없었다. 정규시즌 투타는 물론 수비까지 완벽함에 가까웠던 팀이 바로 두산이었다. 선발승 1위(69승), 팀 세이브 1위(41세이브)의 강력한 마운드, 팀 타율 1위(0.309)의 핵타선은 상대를 주눅 들게 했다.

 

실제로 정규시즌 성적도 압도적이었다. 역대 정규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인 93승(51패)을 올려 우승을 차지했는데, 2위 SK와의 격차는 무려 14경기 반차에 달했다. 추종을 불허했던 기량이었기에 한국시리즈를 향한 기대감도 상당했다. 아예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될 정도였다.

 

리그를 압도했던 우승에도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1군 선수들 전원이 일본 교육리그에 참가해 실전 감각 유지에도 힘썼다. 그러나 실전 공백은 상상 이상의 큰 타격으로 돌아왔다. 시리즈 전체의 향방을 좌우하는 1, 3차전을 모두 내줬고, 2승을 챙겼으나 SK에 앞서기보단 따라가는 데 급급했다. 게다가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하는 강수를 두며 1, 2, 4, 5차전에 외국인 투수 듀오를 냈지만, 결과는 절반의 성공(2승 2패)이었다. 오히려 외국인 선발 투수가 메릴 켈리 한 명뿐이었던 SK가 선전을 펼쳤다.

 

게다가 교육리그에서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한 김강률의 공백도 뼈아팠다. 마무리 투수 함덕주가 2이닝을 버티는 투혼을 펼치기도 했지만 단단한 연결고리 하나가 빠진 채 ‘홈런 군단’ SK를 상대하기란 버거웠다.

 

정규시즌 위용을 뽐냈던 타선 역시 차갑게 식었다. 타선의 동반 침체 속에 2차전을 제외한다면 4득점 이상을 올린 경기가 전무했다. 설상가상으로 4번 타자 김재환도 3차전을 앞두고 옆구리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빠져 무게감도 크게 줄었다.

 

벼랑 끝에 몰렸던 6차전에서도 변함없던 투타 동반 부진은 SK의 극적 역전 우승이란 결과를 낳았다. 자연스레 두산은 최대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늦가을 투타 양면에서 힘이 빠진 두산에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는 사치였다. 순항을 이어가던 거함이 침몰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8일이었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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