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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AG 금메달’ 선동열의 사퇴, 기피 대상 ‘0순위’ 된 야구대표팀 감독

입력 : 2018-11-14 16:05:36 수정 : 2018-11-14 16: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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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곽영래 기자] 선동열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이 14일 오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선동열 감독이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youngrae@osen.co.kr

[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독이 든 성배의 독은 더욱 진해졌다.

 

지난 2017년 7월 선동열 감독은 야구 국가대표팀 전임감독으로 선임됐다. 발단은 저조한 국제대회 성적이었다. 같은 해 3월 대표팀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서울 라운드(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고척 참사’로 불릴 정도로 야구계엔 큰 충격이었다.

 

이후 야구계에선 중장기적인 목표를 세워 대표팀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는데, 대안으로 꼽혔던 것이 바로 전임감독제였다.

 

단기 감독제로는 팀의 연속성도 부여하기 어렵고 세계야구의 흐름을 파악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해 시행착오도 많았다. 발전을 꿈꾸기엔 많은 면에서 부족했다. 게다가 성적에 부담을 느낀 숱한 감독들이 대표팀 감독직에 난색을 보이는 일이 잦아, 최적의 인물을 선임하기도 어려웠다.

 

이에 오랜 기간 대표팀 코치를 맡았던 선 감독이 전임감독으로 선임됐다. 당초 계약 기간은 3년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였다. 연령제한이 있었던 2017 APBC(아시안프로야구챔피언십)은 아쉽게 마무리됐지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 2연패를 향한 ‘청신호’를 켜는 듯했다.

 

문제는 결과가 아닌 과정이었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 군 미필 선수의 발탁을 통해, 이들의 병역 이행을 의도적으로 미루고 면피하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은 대회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끊이질 않았다. 심지어 모 단체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선 감독의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신고를 접수하기도 했다.

 

논란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갔고 이에 선 감독은 지난달 4일 기자회견을 열어 해명과 사죄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선 감독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면서 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야 했다. 선 감독은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을 내놨지만 일부 국회의원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아가면서 자존심엔 금이 갔다. 

 

역시 증인으로 출석한 정운찬 KBO 총재마저 전임감독제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선 감독의 입지를 더욱 좁혔다. 

 

결국 선 감독의 최종 결정은 사퇴였다. 14일 KBO에서 기자회견을 연 선 감독은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보호하고 금메달의 명예를 되찾는 적절한 시점에 사퇴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사퇴를 결정했다.

 

시대적 열망으로 추대된 전임감독도 결과 중심 사회가 아닌 공정 사회로의 변화라는 시대적 흐름을 읽어내지 못했다는 과에선 자유롭지 못했다. 이제 대표팀 감독은 성적뿐만 아니라 만인이 납득할 만한 과정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까지 안게 됐다. 이미 독이 든 성배엔 더욱 진한 독이 담겼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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