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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영 기자의 온몸체험] 잔디 심고, 의자 조이고....NC 새야구장에서 공사장 ‘분투기’

입력 : 2018-11-27 13:03:00 수정 : 2018-11-27 09: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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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창원 정세영 기자] “띠리리리링~.”

 

야속한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알람이 울린 휴대폰을 들어 확인해보니 아침 6시. 곧바로 문자 알림음이 울렸다. ‘정 기자님, 6시50분까지 오셔야 합니다. 준비 체조를 하시고 공사장 현장에 투입됩니다.’ 그랬다. NC의 새 구장 건설 현장 체험이 예정된 날이다. 기자는 창원에서 자랐다. 고향에 짓는 새 구장에 대한 흥미는 당연했다. 구단과 창원시의 허락을 받았다. 마침 방문하는 날에는 그라운드 잔디 공사가 진행된다고 했다. 또 관중석 의자도 설치하는 데 일손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향팀, 그리고 새 야구장에 힘을 보탰다.

 

●혈압도 재나요?

 

과음하고 난 다음 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후회했고 이날도 그랬다. 몸이 천근만근 무거웠다. 현장에 도착했다. 공사장 관계자들은 수심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가벼운 체조를 마치고 현장 안전 교육을 받았다. 그런데 갑자기 교육에 앞서 혈압 검사를 해야 한단다. 흠칫 놀란 표정을 짓자, NC 관계자가 서둘러 혈압측정기 앞에 앉혔다. 두근두근. 다행히 현장 체험이 가능한 수치를 받았다.

 

안전 교육이 진행됐다. 야구장 시공사인 태영건설의 이균진 대리와 반갑게 악수를 했고 이내 야구장에 대한 전반적인 건설 진행사항을 전달받았다. 공정률은 83%까지 진척됐고, 내년 2월 개장에 문제가 없다. 이어 각종 주의 사항을 전달받았다. 또 바닥공사로 인해 가서는 안 될 곳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내년 2월 완공될 새 구장 공사는 거의 막바지였다.

 

●잔디를 깔다

 

지하계단을 통해 그라운드로 이동했다. 웅장한 규모의 야구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우와~’라는 탄성이 나왔다. 윤석준 경영기획팀 부장은 “외관 공사가 거의 끝났으며 마무리 작업만이 남았다”고 귀띔했다.

 

잔디를 심는 광경이 들어왔다. 잔디 공사에 투입된 인원은 어림잡아 20명 정도. 외야 그라운드에 도착했다. 안호근 한울스포츠잔디 상무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창원 출신 기자입니다. 제 고향팀 새구장에 잔디를 심을 수 있어 자원했습니다”라고 하자, “이야∼창원사람을 보니 더 반갑네”며 껄껄 웃는다.

 

안호근 상무는 가로 1m, 세로 60㎝의 직사각형 모양 잔디판으로 안내했다. 곧바로 한판을 들어 카펫을 깔듯이 시공했다. 단순한 작업이었다. 잔디판을 들어 비어 있는 공간에 퍼즐을 맞추면 됐다. 꽤 무거웠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비어 있는 곳에 잔디를 ‘척’하고 놓자, 여기저기서 불편한 시선이 느껴졌다. 묵묵히 잔디를 계속 날랐고 빈틈에 맞춰 넣었다. 잔디를 나르는 동안 안호근 상무가 “이 잔디는 사계절 푸르고 고온과 습기에 강한 미국 원산의 ‘켄터키블루그래스종‘입니다”고 했다. 이렇게 맞춘 잔디를 롤러 기계로 누르면 자연스레 이어진단다.

 

한참 동안 잔디를 나르고 붙였다. 잠깐 허리를 펴고 맑은 가을 하늘을 보니 머리가 ‘핑’하고 돌았다. 옆에 있던 홍보팀 직원이 “괜찮냐”고 웃었다. 대답은 “괜찮다”고 했지만 사실 힘들었다. 홍보팀 관계자는 한술 더 떴다. “여기를 정세영 기자 존이라고 해야 할까요”라며 까르르 웃었다. 무척 야속했다.

 

●"기자님 체형이 큰데요"

 

잔디 체험이 끝난 뒤 향한 곳은 3루측 관중석. 거의 절반쯤 공사가 진행된 모습이었다. 엉덩이 깔판을 맞추는 임무가 배당됐다. 잔디 심기보다 수월해 보였고 욕심이 났다. 하나, 둘, 셋. 한 번에 6개의 깔판을 들었다. 계산을 잘못했다. 플라스틱이었지만, 무게가 꽤 나갔다. 우당탕 엎질렀다. 주변에 있던 공사장 관계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본격적인 의자 조립 작업에 들어갔다. 파트 책임자가 능숙한 손놀림으로 뚝딱 엉덩이판을 맞췄다. 얼핏 보기엔 쉬운 작업이었지만 쉽지 않았다. 오기가 생겼다. 이리저리 맞춰보니 이번엔 ‘딱’하는 소리와 함께 제대로 물렸다. ‘이거네, 이거’라며 쾌재를 불렀다.

 

최종 나사를 조이는 것은 담당자가 직접 해야 한다고 했다. 호기심이 생겨 기자가 맞춘 좌석에 앉았다. 윤석준 경영기획팀 부장이 기다렸다는 듯이 “앞뒤 좌석의 거리가 90㎝다. 이동 편의를 위해 다른 구장보다 넓게 설계가 됐다”고 말했다. 앉으니 통로가 다소 좁아 보였다. 그때 홍보팀 관계자가 “이 분 체형이 좀 커요”라며 돌직구를 날렸다.

 

●메이저리그 구장 부럽지 않네

 

오전 일과가 후딱 지나갔다. 더 많은 분야에서 체험하고 싶었지만 주어진 곳은 이 단 두 군데였다. 이왕 온 김에 좀 더 하겠다고 떼를 썼지만,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공사장 체험을 마친 뒤 새 구장 전체를 둘러볼 기회가 주어졌다. 야구장 공사에 도움을 준 자에게 오는 특권이다.

 

새 야구장은 지상 4층, 지하 1층의 건물이다. 관중 수용인원 2만2000여석이다. 펜스 거리는 좌우 101m, 중앙 121m, 좌중간 우중간 최대 길이는 123m다. 그간 새 야구장을 조명하는 기사가 많이 나왔다. 따로 부연 설명할 필요 없을 것 같다.

 

주목한 부분은 편의성이다. 팬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서 드러났다. 외야 쪽 2개의 진입광장에서 메인 콘코스로 진입하는 것으로 견학을 시작했는데, 관람객이 화장실, 매점 등으로 이동할 때도 경기를 놓치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한 게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동과정에 계단이 없는 것도 특징이었다. 실제 내외야 이동시 계단 없이 완만한 경사로로 이동 가능했다. 홈플레이트와 뒤 관중석까지의 거리는 단 14m. 선수들의 생생한 움직임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각종 편의 시설도 좋았다.

 

마침 NC 코칭스태프의 새 구장 투어도 진행됐다. 이동욱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과 트레이닝 파트 관계자들, 주장 나성범이 구장 투어 나섰다. 이동욱 감독은 무척 만족스러운 눈치였다. 그는 “최신식 시설에서 야구를 할 수 있어 기대된다. 동선 등에 선수단 의견이 반영되어 편리성이 높아진 만큼 더 야구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관중석도 그라운드와 매우 가까워 팬분들이 경기를 생생하게 관람하실 수 있을 것 같다. 더 멋진 플레이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선수단과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창원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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