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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에이전트와의 밀당 시대’ FA 협상 분위기는 안녕하십니까

입력 : 2018-11-29 07:00:00 수정 : 2018-11-28 12: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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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달라진 풍경 속 협상의 분위기도 바꿨을까.

 

올해부터 KBO리그 FA 시장엔 큰 변화가 찾아왔다. 에이전트 제도가 공식화되면서 선수 대리인들이 협상의 전면에 나선다. 에이전트의 본격 등장은 FA 협상의 흐름과 분위기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쳤을까.

 

에이전트 제도의 공식 도입을 바라보는 구단과 선수의 시선은 모두 우호적인 편. 올 시즌이 끝나고 FA 권리행사에 나선 모 선수는 “직접 협상에 나서, 껄끄러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될 뿐 더러 얼굴을 붉히지 않아도 되니 정말 편하다. 계약 관련 사항은 에이전시에 모두 일임한 상태고, 최소한의 의사표시만 전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각 구단은 선수보다 에이전시와의 접촉 면적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선수의 마음을 사고자 구단 운영팀이 동선을 파악해 분주히 움직였던 것도 이제는 과거의 일이 됐다.

 

구단도 에이전트 제도는 대찬성이다. A 구단 관계자는 “구단 협상 담당 직원들과 선수들이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라 이른바 ‘밀고 당기기’를 하면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얼굴을 붉히는 일도 잦았다. 오히려 객관적인 이야기를 못 할 때도 있었다. 에이전트가 오면 오히려 합리적인 이야기가 오갈 수 있어 편하다”라고 설명했다.

 

B 구단 관계자도 에이전트 제도를 통해 협상이 훨씬 수월해져 편안함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선수들이 들고 왔던 자료들은 구단이 준비한 자료에 비한다면 질이 낮았다. 에이전시는 제법 제대로 된 자료들을 가져온다. 협상 시 데이터를 데이터로 맞대응할 수 있게 되면서 에이전트도 수긍할 부분은 수긍하고, 구단도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 주자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종료 후 FA 협상에서 큰 진통을 겪었던 C 구단 관계자도 에이전트 제도 도입에 반색했다. “몇 년 전부터 선수들이 FA 협상 테이블에 유사 대리인을 대동해왔다. 자칭 대리인들이 선수의 눈을 의식해 구단을 지나치게 압박하는 일도 종종 있었는데, 이제는 선수가 테이블에서 사라지고 에이전시와 데이터로만 이야기하는 시대가 됐다”라고 전했다.

 

새로운 제도 덕분에 예년보다 대체로 편안해졌다는 협상 분위기.그럼에도 올해 FA 시장은 예년보다 잠잠한 편이다. 제3자인 에이전트를 거쳐야 해 협상이 ‘장기전’ 양상을 보이게 된 것일까. A 구단 관계자는 “난관에 빠지거나, 늘어지는 것은 대리인의 유무와는 큰 관계가 없다. 선수와 대면하던 시기에도 어려울 때는 한없이 어려웠다”라고 설명했다. 에이전트 제도가 올해 FA 시장 냉각화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신 해당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선수단 규모를 축소하려는 리그 분위기와 합리적 계약의 필요성이 대두하면서 FA 시장이 차분해졌다”란 분석을 내놓았다. 선수가 사라지고 에이전트가 밀고 당기기의 중심에 자리하며 협상 테이블엔 수북한 서류뭉치 만큼이나 차분함과 객관성이 더해졌다. 그러나 모 구단 관계자의 말 처럼 협상은 협상이다. 물 밑에서의 수 싸움은 여전히 치열하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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