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가고시마 엿보기] SK 비밀병기 하재훈, ‘등번호’가 없는 사연

입력 : 2018-11-29 07:05:00 수정 : 2018-11-29 11:19:11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가고시마 정세영 기자] 일본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 종합운동장에 마무리캠프를 차린 SK에서 단연 핫이슈는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에서 지명한 투수 하재훈(28)이다.

 

마산 용마고 출신인 하재훈은 고교졸업 후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지만, 타자로 빅리거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2015년 방출된 후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2군에서 뛴 하재훈은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SK의 호명을 받았다.

하재훈의 구위에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SK 코칭스태프는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 하재훈은 불펜 피칭에서 150km에 가까운 빠른 볼을 던지고 있다. 손혁 코치는 “몇가지 가다듬을 요소가 있지만, 지금 모습이면 내년 1군 전력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하재훈은 등번호가 없는 유니폼을 입고 캠프 일정을 소화 중이다. 일단 ‘60번’을 배정 받았지만, 주변에서 아직 달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귀띔했다. 등번호는 원한다고 그냥 주어지는 번호가 아니다. 신인 선수들의 경우, 대부분 선택권이 없다. 하재훈도 그랬다. 비어 있는 등번호가 60번이라 이 번호를 배정 받았다.

 

사실 60번은 투수들이 잘 달지 않는 번호다. 현재 리그에서 60번을 달고 성공한 투수는 거의 없다.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은 하재훈에게 구단은 "좋은 번호가 나올 때까지 좀 더 기다려 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정작 하재훈은 쿨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60번을 달고 투수로 성공한 선수들이 없다고 들었다. 그래서 바꿨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크게 상관없다. 나는 60번도 좋다. 좋은 번호가 나오면 바꿀 수 있지만, 현재 번호도 나쁘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60번을 달고 성공한다면 내가 좋은 케이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60번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소식을 전해들은 염경엽 감독은 구단 직원에게 "되도록이면 좋은 번호를 달게 하라"고 전달했다. 염 감독은 "하재훈은 내년 전력에 도움이 될 선수다.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선수에게 어울리는 등번호를 주는 것이 맞다. 선수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게 하라"고 지시했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가고시마 정세영 기자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