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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적 안전관리… '모래성' 된 스마트 사회

입력 : 2018-12-03 03:00:00 수정 : 2018-12-02 18: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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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구 화재 대란이 남긴 것
우회 시스템 가동 C등급 설정
소방안전장치 확대 설치 필요
이통 3사 간 협력도 중요해져

[한준호 기자] 5G 시대 본격 개막을 앞두고 터진 대형 악재로 통신사고 안전 및 예방대책 마련이 시급한 사안으로 떠올랐다.

지난 11월 24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국사 지하 관로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으로 인한 통신 대란은 이제 상당 부분 복구됐지만 온 국민에게는 잊지 못할 깊은 상처와 충격을 안겼다. 화재로 통신선이 끊어진 후, 유무선 전화와 인터넷은 물론, 카드단말기, 은행 ATM, 응급실 통신 등 사회가 마비되는 수준의 참사가 벌어지면서 1일 세계 최초 5G 통신 상용화도 빛을 잃고 말았다.

혹시라도 비슷한 사건이 5G 일반화 이후 벌어졌다면 이번 사고를 능가하는 대형 참사로 이어졌을 것이다. 이런 까닭에 정부와 통신업계로서는 좋은 예방주사를 맞은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통사 관계자는 “5G 시대에는 지금보다 지연이나 끊김 없는 통신 품질로 인해 더 많은 연결이 이뤄질 것이고, 자율주행차처럼 사람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서비스가 갑자기 중단되면 그 피해는 어마어마했을 것”이라며 “사안의 심각함을 고려해 예방책 마련과 각종 정밀 점검이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고의 원인을 찾아보면 문제 해결책은 어느 정도 나온다. 먼저 방송통신재난관리계획 등급 설정과 이통사 통신망 관리 체계를 바꿔야 한다. 통신 대란이 벌어진 초반, KT 외에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등의 망으로 우회하는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고가 터진 아현국사는 방송통신재난관리계획 등급이 D등급이어서 가동 자체가 힘들었다. C등급까지는 우회 시스템이 자동으로 가동되지만 D등급은 예외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현국사가 C등급 요건을 충분히 갖췄음에도 KT나 정부 모두 이를 소홀히 했다는 점이다. KT는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정부도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았다. 특히 통신 문제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것이기에 정부의 관리소홀이 더 큰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얼마 전 국회에서 “앞으로 기업에만 맡기지 않고 정부가 함께 등급을 실사해 조속히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두 번째로 화재 진압 시설 확충과 통신망 점검이 필요하다. 화재가 발생한 KT 통신국사에는 스프링쿨러 등 소방안전장치가 전혀 설치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 특히 KT가 과거 전화국 시절부터 가설해놓은 구리선이 문제였다. 구리선은 공간도 많이 차지하는데다 화재로 끊어지면 다시 잇는 작업도 쉽지 않다. 요즘 사용하는 광케이블과 비교하면 단점이 두드러진다, 업계 관계자는 “구리선은 광케이블보다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해서 동그란 대형관 안에 가설하기에 불이 나면 피해가 클 수 있지만 광케이블만 가설한 경우에는 그냥 땅속 깊이 흙으로 덮어 묻기 때문에 화재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기존 통신망에 대한 특별 점검도 필수다. 정부는 직접 관리하는 A∼C등급 국사 외에도 D등급 국사를 점검하고 모든 국사에 CCTV나 소방안전장치를 설치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이통3사간 협력도 중요해졌다. 이통3사는 사고 발생 이후 5G 관련 기자간담회와 체험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며 “당분간 5G 홍보보다는 자체 점검과 협력 방안 등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3사가 더욱 협력해야 하며 앞으로 벌어질지 모를 사고 예방에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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