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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코리아, 배출가스 인증 위반… 수입차 뇌관되나

입력 : 2018-12-27 03:00:00 수정 : 2018-12-26 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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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환경보전법·관세법 위반
고의성·재범 가능성까지 더해
벌금 28억·담당 직원 법정구속
업계 관계자 "디젤게이트 트라우마 있어
한국서 앞으로의 변수가 될 가능성 높아"

[이지은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배출가스 인증 위반으로 촉발된 불씨가 수입차 전반에 악재로 번져갈 위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이성은 판사는 최근 배출가스 인증절차를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 벌금 28억1070만 원을 선고했다. 인증 관련 업무를 담당한 직원은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검찰이 법인과 개인에게 각각 구형한 벌금 28억1070만 원, 징역 10개월에 1심 재판부도 의견을 같이한 셈이다.

◆국내 판매량 1위, 벤츠 코리아의 민낯

이번 사건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국내에 들여온 차량 7000여대의 배출가스 관련 부품을 국내 환경 당국으로부터 변경 인증받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현재 한국 자동차 시장의 모든 수입차는 배출가스 변경 인증을 거치지 않으면 판매가 불가능하다.

양형 이유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대기환경보전법 및 관세법을 위반한 사실이 인정됐다. 여기에 ‘고의성’과 ‘재범 가능성’까지 더해졌다. 재판부는 “인증 누락으로 얻은 이익만 2000억 원 이상으로 보여 경제적 요인도 충분히 존재한다”며 “지난 3년 6개월간 인증 누락이 반복됐고 4차례 과징금이 부과됐지만, 문제가 개선되지 않아 벌금형만으로는 재범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근본적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웠어야 하는데 하지 않았고, 이는 대한민국 소비자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안전과 환경을 경시한 행위여서 반복되지 않기 위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 6만4325대로 1위를 달리며 한국 수입차 시장을 독주하고 있다. 애초에 연간 목표로 내세웠던 판매고 7만대는 무난하게 달성할 전망이다. 수입차 역대 최다 판매량 경신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질주의 배경에는 디젤 모델의 인기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달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2위(1429대)를 차지했던 차종 역시 3.0L 디젤 엔진을 장착한 CLS 400d 4M ATIC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법원 선고 직후 공식 입장을 밝히며 바로 유감을 표명했다. 회사 측은 “한국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직원의 위법 의도 없이 단순 문서 실수로 벌어진 일이며, 어떤 사례도 차량 안전과 성능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해 항소할 계획도 함께 밝혔다. 결국 법적 공방은 해를 넘겨 길어질 예정이다.

◆디젤게이트 트라우마… 수입차 뇌관 되나

국내에 디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퍼진 건 ‘디젤게이트’의 영향이 컸다. 2015년 폭스바겐은 디젤엔진의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인증통과 시험시설 안에서만 정상작동하도록 만들어 질소산화물 배출 수치를 조작했다. 이른바 ‘클린 디젤’의 신화는 깨졌고,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아우디-폭스바겐 그룹 차량에 대규모 리콜이 단행됐다.

특히 당시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의 대응은 국내 고객들의 공분을 샀다. 미국에서는 천문학적인 벌금을 물고 거액의 보상금을 안겼지만, 한국에서는 책임 회피에 급급했을 뿐 아니라 보상 규모도 터무니없이 작았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 정부는 2016년 8월 32개 차종에 인증 취소를 결정하고 판매를 중단시켰다.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는 2년이 흐른 올해 4월이 돼서야 시장에 복귀했으나 리콜은 아직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배출가스 인증 조작 혐의로 재판 중인 업체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BMW코리아도 2011년부터 배출가스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인증받은 차량 약 2만9000대를 최근까지 수입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한국닛산, 포르쉐코리아 등도 사건의 규모는 비교적 작지만 비슷한 혐의를 받고 있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배출가스 이슈는 성격이 다소 다르지만, 디젤게이트 트라우마가 남은 한국에서 앞으로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BMW의 화재 사고에서도 업체의 태도가 화를 키운 측면이 있는데, 수입차 브랜드들이 미온적인 대처를 반복해 충성 고객들이 등을 돌린다면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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