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여자농구의 저조한 득점, 무턱대고 비난할 수 없는 이유

입력 : 2019-01-03 09:00:00 수정 : 2019-01-03 10:36:16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어쩔 수 없는 거죠.”

 

지난달 31일 기준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의 한 경기 당 평균 득점은 66.1점으로 지난 시즌(69.1점)에 비해 3점가량 하락했다. 이는 여자농구계를 지배하고 있는 ‘수비 농구’ 흐름에서 기인한 문제다.

 

지난달 27일 신한은행이 KB국민은행 전에서 역대 한 경기 최소 득점인 34점에 그쳤다는 사실과 29일 ‘리그 1위’ 우리은행과 ‘리그 2위’ 국민은행과의 맞대결(48-46 국민은행 승리)에서 양 팀이 40점대 득점에 머물렀다는 점까지 더해져 수비 농구를 향한 비판은 거세다. 그러나 수비 농구는 어쩔 수 없는 선택에 가깝다.

 

이번 시즌에도 우리은행의 선두 질주를 이끄는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우리는 수비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타 팀들에겐 동경의 대상인 정상급 국내 선수 3인방(임영희, 김정은, 박혜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수비 농구 지향’은 변함없다.

 

기본적으로 상대의 득점 확률을 낮추겠다는 복안이다. 경기 내내 펼쳐진 수비 전술을 개인 능력으로 돌파할 만한 선수가 사실상 전무한 환경이라 어느새 수비 농구는 승리의 지름길이 됐다.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 변경(2명→1명)도 평균 득점을 낮췄다. 유일한 정상급 토종 센터인 박지수를 보유한 국민은행을 제외한다면 나머지 팀은 박지수를 겨냥해 득점력보다는 수비에 능한 외국인 센터를 지명해 쿼터를 채웠다. 국내 선수는 물론 외국인 선수조차 기술적인 농구는 불가능한 셈이다.

 

외국인 선수의 기량이 기대를 크게 밑도는 팀도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선발 드래프트에서 가장 뒷순위로 밀려났던 우리은행이 지명한 센터 크리스탈 토마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수비 전술 이해도는 높았지만, 공격력은 기대 이하였다. 지난달 29일 국민은행과의 경기에선 무득점 15리바운드란 보기 드문 성적을 내기도 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풀타임 수비 농구는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모험수다. 기술이 좋은 선수가 한 선수라도 제친다면 준비한 전술은 무력화된다. 그럼에도 수비를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국내 선수들의 기술이 뛰어나지 못함을 의미한다. 종종 씁쓸할 때가 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물론 농구가 공격이 아닌 수비에 사활을 거는 것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수비 농구는 슬픈 현실 속에서 기인한 나름의 자구책이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WKBL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