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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벤투호 괴롭힐 텐백 수비, ‘조커’ 이승우가 뚫어줄까

입력 : 2019-01-08 16:00:00 수정 : 2019-01-08 14: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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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이승우(21·헬라스 베로나)가 다시 한번 조커로 빛날 수 있을까.

 

파울로 벤투(50·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필리핀과 2019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서 1-0으로 신승을 거뒀다. 한국(승점 3, +1)은 중국(승점 3, +1)과 같은 승점, 골 득실을 기록하면서도 다득점에 밀려 조 2위에 안착했다.

 

한국의 이번 대회 목표는 우승이다. 지난 1960년 이후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터라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 기성용(29·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앞세워 다시 아시아 맹호의 위엄을 떨치려 한다.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자주 거론된 과제는 다른 우승 후보인 이란, 호주, 일본 등을 꺾어야 하고, 전력상 약체국들의 극강 수비를 뚫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벤투호는 시작부터 과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 첫 경기인 필리핀전에서 꽤 고전했다. 벤투 감독은 잘 썼던 전술에 주전 선수들을 대폭 기용했으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6위에 그친 필리핀을 압도하지 못했다.

 

오히려 스벤 예란 에릭손(70·스웨덴) 필리핀 감독이 준비한 선수비 후역습 전술에 고전했다. 필리핀은 5-4-1 대형을 꺼내며 수비적인 운영을 펼쳤다. 공격 시에는 기존 전술을 유지했고, 수비로 전환했을 때는 6명의 수비와 4명의 미드필더가 있는 이른바 텐백 수비로 한국을 막았다.

 

아직 적응이 필요한 조별리그 1차전이라고 합리화하기엔 한국의 경기 내용 자체가 기대 이하였다.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후반 21분에 나온 간판 공격수 황의조(26·헬라스 베로나)의 결승골이 아니었다면, 이변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활로를 튼 건 이청용(30·보훔)이었다. 벤투 감독은 후반 18분 구자철(29·아우크스부르크)을 빼고 공격에 창의성을 더해줄 이청용을 투입했다. 교체 효과는 채 5분이 지나기도 전에 드러났다. 이청용이 페널티박스 안을 향해 패스 했고, 이를 받은 황희찬(22·함부르크)이 황의조에게 전달해 득점이 됐다. 직접적인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것은 아니었으나,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이청용의 패스는 박수받기 충분했다. 조커 그 이상의 몫을 해준 셈이었다.

 

자연스레 대표팀에 막차 탑승한 이승우에게 시선이 간다. 당초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그는 부상으로 낙마한 나상호(22·광주FC)를 대신해 팀에 합류했다. 벤투 감독은 이승우를 뽑은 이유로 “공격 2선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서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명가 FC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이름을 날린 이승우는 이탈리아 세리에B(2부리그)에서 맹활약 중이다.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꾸준히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안타깝게도 주전 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손흥민, 황희찬, 이청용, 이재성(26·홀슈타인 킬)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제3 옵션이었던 나상호를 대체자로 들어왔기에 이승우는 조커 선수로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중용 받았을 때 제 몫을 해준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번뜩이는 드리블과 예상하지 못한 슈팅 타이밍, 투지 넘치는 에너지 등은 한국을 상대로 내려앉은 약체팀들의 수비를 뚫어줄 좋은 무기다. 더욱이 상대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후반 조커 투입이라면 이승우가 가진 장점은 배가 될 수 있다.

 

축구 전문가로 활동 중인 한준희 KBS 해설위원 역시 비슷한 의견이었다. 그는 “필리핀전은 중앙 미드필더 구성상 빠른 템포를 살리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벤투 감독은 향후 상대의 전력 및 전술에 따라 어떤 조합이 효율적일지를 고심해야할 것이다. 이에 이청용의 선발 기용은 필수가 될 공산이 매우 크다. 이만한 자원이 없다”라며 이승우보단 이청용에 한표를 던졌다. 그러면서도 “이승우는 스타일상 요긴한 조커 자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당장 선발은 힘들지만, 상대와 상황에 따라 조커로 활용될 전망”이라며 이승우의 활약이 텐백 수비를 뚫은 깜짝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승우는 비슷한 상황에서 빛난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해당 역할을 해낸 바 있다. 연장 혈투 끝에 2-1로 승리한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결승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그때와 같은 활약을 펼친다면 선수 본인에게도, 팀에도 큰 득이 될 것이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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