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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매장의 진화… 문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입력 : 2019-01-15 03:00:00 수정 : 2019-01-14 18: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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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 스토어 '라움이스트' 입소문… SNS에 도배 현상

[정희원 기자] 패션 플래그십 스토어가 한층 ‘진화’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제 브랜드 매장은 물건을 구입하는 곳이 아닌 이른바 ‘브랜드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최근 유통형태가 변화하면서 온라인 쇼핑 비중이 높아지고, 로드샵·플래그십 스토어의 매출은 저조해진 게 현실이다. 오프라인 숍은 이제 온라인 쇼핑에 앞서 옷을 ‘실착’(실제로 입어본다는 의미)해보는 공간으로 여겨질 정도다. 패션 업계도 이 같은 고객의 반응을 모르는 게 아니다. 제품구입보다는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을 높이는 오프라인 매장을 ‘체험형 공간’으로 탈바꿈해 ‘매출 한파’를 넘어서려는 분위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트렌드의 중심에 선 곳은 단연 LF의 복합문화공간 ‘라움이스트’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LF 사옥 바로 옆에 위치한 덕분에 고객들이 문화공간에서 쇼핑과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토털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으로 재단장했다.

지하 1층~지상 3층으로 구성된

라움이스트는 기존에 라움에서 운영하던 브랜드인 ‘막스마라’와 ‘이자벨마랑’ 등 30개 이상 엄선된 브랜드의 제품을 접할 수 있다. 카페 등 식음료업장도 운영하는데, LF 계열 주류전문 유통회사인 인덜지가 유통하는 다양한 주류까지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라움이스트 개장 당시 인스타그램에는 ‘라움이스트’로 도배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LF 관계자는 “고급스러운 취향을 가진 고객이 유럽의 사립 갤러리나 부티크 같은 문화공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콘셉트로 리뉴얼했다”며 “수준 높은 라이프스타일 문화를 선도해 랜드마크로 한층 부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아직 LF처럼 자사 브랜드를 모두 선보이는 종합 편집숍을 운영하는 곳은 없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중점을 둔 다양한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는 쏟아지는 추세다.

브랜드 매장을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원조는 ‘라움이스트’와도 멀리 떨어지지 않은 도산공원 인근에 2015년 무렵 브랜드 내 카페를 개설한 에르메스·디올 매장이다. 서울 청담동 크리스챤 디올의 단독매장 ‘하우스 오브 디올’은 매장보다 ‘디올카페’가 유명하다. 매장 루프탑에 있는 디올카페에서는 프랑스의 스타 패스트리 셰프인 피에르 에르메의 디저트를 만날 수 있다. 2만 원에 육박하는 아메리카노, 12만 원대에 육박하는 애프터눈티 세트 등 ‘사악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명소로 꼽힌다. ‘디올’이라고 적힌 라떼아트가 이곳의 트레이드 마크다.

에르메스 플래그십스토어 지하에도 카페 겸 레스토랑인 ‘카페 마당’이 자리하고 있다. 세련된 인테리어, 나지막한 음악, 차분한 느낌의 조명이 어울려 비즈니스 미팅 장소로 인기가 높다. 모든 음식은 에르메스의 식기에 담겨 제공돼 우아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삼성물산도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30인 이상 수용할 수 있는 공간 ‘키츠네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메종 키츠네’의 독점 사업을 진행하면서 마련했다. 파리와 도쿄에 이어 세 번째다. 패션브랜드, 음악, 카페를 혼합한 문화공간을 지향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치소비’가 트렌드로 떠오르자 패션 브랜드들이 라이프스타일과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체험형 공간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려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소비자는 제품의 기능 못잖게 감성적·경험적 가치에 높은 비중을 두는 만큼, 당분간 이 같은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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