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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자정 능력’ 없다는 것 인정해야

입력 : 2019-01-18 08:00:00 수정 : 2019-01-17 15: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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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자정’이란, 비리 등으로 부패된 조직이 스스로 정화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현재 대한체육회에게 이 단어는 어불성설인 듯하다. 

 

더불어민주당 여성 국회의원 일동과 더불어민주당 여성폭력근절특별위원회(위원장 정춘숙 의원)는 지난 16일 국회의원관 제1세미나실에서 ‘조재범 성폭력 사태 근본 대책 마련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골자는 최근 불거진 ‘체육계 미투’가 가해자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체육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라는 것이었다. 피해자들은 불합리한, 왜곡된 구조 속에서 점점 더 병들었다. 하지만 중심에 있는 대한체육회는 병폐의 발단을 제공하고도 이를 철저히 묵과해왔다. 

 

왼쪽 두 번째부터 권미혁 의원, 이미경 소장, 문경란 이사장. 권미혁 의원 제공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여성폭력근절특별위원은 “실태조사부터 제대로 되어야 한다. 대한체육회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자정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는 게 먼저다. 대한체육회의 현주소를 직시하고, 밝혀야 한다. 그것이 개혁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문경란 한국인권정책연구소 이사장도 “매번 사건이 터지면 긴급 대책을 내놓고, 이후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조용해졌다”며 “대한체육회에 맡겨 놓으면 힘들다고 본다. 대한체육회가 협조는 하되 조사나 대책 마련은 독립적으로 이행돼야 한다. 대한체육회는 너무나 많은 이해관계들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훨씬 더 반영되고, 끊임없이 문제제기가 이뤄져야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마련한 대책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얼마나 잘 이행하느냐가 중요하다. 핵심은 절대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서두르다보면 놓치는 부분이 생긴다. 다시는 전철을 밟지 않도록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말을 보탰다.

 

이들은 모두 ‘인권 감수성’을 강조했다. 이미경 소장은 “지도자, 선수들뿐만 아니라 대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책을 이행하는 관계자들까지 모두 인권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 특히 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행정가들은 절대 전문성이 결여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경란 이사장도 “지난 2007년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감독이 당시 19살인 신인선수를 성폭행하려다 발각됐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지도자와 선수단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관계자들까지 모두에게 성교육을 실시했다”며 “그런데 이후 대한체육회가 그 일을 자체적으로 하겠다고 했다. 그때부터 모든 게 망가졌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yeo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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