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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선수는 맞아야 잘한다?’ 전 대한체육회 인권 강사의 폭로

입력 : 2019-01-18 09:00:00 수정 : 2019-01-18 09: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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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대한체육회가 과연 인권의 본질적인 측면에 접근을 했는지 모르겠다.”

 

전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 강사로 활동했던 A씨가 차분한 어조로 입을 뗐다. 보통 200~300명의 선수, 많게는 1500명 앞에서 강연을 펼쳤다는 그가 국회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시민단체,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경찰청 등 각 부처가 제시한 해결책에 자신이 직접 경험한 현장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6일 국회 제1세미나실에서는 ‘조재범 성폭력 사태 근본 대책 마련 긴급 토론회’가 개최됐다. 더불어민주당 여성 국회의원 일동과 더불어민주당 여성폭력 근절특별위원회(위원장 정춘숙 의원)가 주최한 이 토론회에는 함은주 체육문화연대 집행위원, 정용철 서강대 교수 등 시민단체를 비롯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경찰청 등이 참석했다. 체육계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고 거듭되는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근본 대책을 모색하기 위함이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회 끝에 시민연대부터 각 부처가 짚은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대한체육회의 권력 독점’이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선수 개개인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교육이 없어 불합리한 대우를 받은 선수가 목소리를 내는 방법을 몰랐던 게 현실이다. 함은주 집행위원 역시 ”이러한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성범죄 관련 ‘교육’을 늘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켜보던 A씨는 질의응답 시간에 자신을 ‘전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 강사’라고 소개하며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교육의 실효성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싶어서 이 자리에 나왔다.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말을 할 수 있는 자리가 없었다”며 “폭력과 성폭력 문제가 생겨도 대한체육회가 과연 인권의 본질적인 측면에 대해서 접근했는지를 모르겠다”고 힘줘 말했다.

 

A씨는 대한체육회의 워크샵을 예로 들었다. A씨는 “대한체육회가 매해 연말 개최하는 워크샵에 참석했을 당시 한 인권 강사 담당자가 ‘인권 교육도 좋은데 애들(선수)은 맞아가면서 해야 실력이 오른다’고 말했다”며 “인권 강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은 대한체육회가 정하는 자격 기준이나 전문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빙상연맹 지도자의 처우에 관해 노동권 문제를 얘기했을 때에는 담당자로부터 ‘불편한 얘기는 하지 말아달라’는 얘기를 들었고, 예정했던 약속도 일방적으로 취소됐다”며 “제도에 의해서 교육이 이뤄질 게 아니라 진정성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교육다운 교육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김진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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