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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어스', 놀랍고도 섬세한 조던 필 감독의 수작

입력 : 2019-03-22 17:51:14 수정 : 2019-03-22 17: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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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이 영화는 예술이다.”

 

놀랍다. 그리고 경이롭다. 영화의 한계를 넘어 예술에 경지에 이른 듯하다. 시작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강렬했다. 또 스토리, 연기, 음악, 미장센 등 어느 것 하나 놓칠 게 없을 정도로 디테일의 끝을 보여줬다. ‘겟 아웃’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조던 필 감독이 ‘어스’로 다시 한번 관객들에게 거대한 충격을 선사할 전망이다.

 

‘겟 아웃’ 조던 필 감독의 신작 '어스'가 22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베일을 벗었다. ‘어스’는 그 무엇도 상상할 수 없는 예측불허의 영화.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를 자랑하는 화제작으로, 가족들과 떠난 휴가에서 자신들과 똑같이 생긴 도플갱어를 만난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블랙 팬서’ 루피타 뇽, 윈스턴 듀크를 비롯해 샤하디 라이트 조셉, 에반 알렉스 등이 출연했다.

 

‘어스’는 한마디로 예측불허의 영화다. 다음 장면을 섣불리 예상할 수 없을 만큼 촘촘한 스토리와 기상천외한 전개로 머릿속을 계속해서 혼란스럽게 한다. 그런데 그 혼란스러움이 싫지만은 않다. 마치 조던 필 감독과 관객들이 밀당하듯, 러닝타임이 흐를수록 스크린을 통해 벌이는 신경전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더불어 영화 속 등장하는 모든 장면과 소재가 복선이자 스포일러다. 다시 말해, 허투루 봐서는 안 될 영화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놀이공원 장면,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가위와 토끼, 거울 등 소재들이 영화의 결말과 직결된다. 단 1분, 1초도 놓치지 않은 조던 필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이 새삼 대단해보였다. 또 풀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점도 ‘어스’의 매력포인트다.

 

도플갱어를 소재로 풀어낸 스릴러와 공포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도플갱어가 등장한 후 단 한 순간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고, 눈과 귀 그리고 오감을 사로잡는 공포적인 요소가 온몸을 엄습했다. 그 과정에서 조던 필 감독은 피식 터지는 웃음을 유발하는 기괴한 연출을 가미했다. 공포라고 해서 무섭기만 한 것이 아닌, 중간중간 유머를 가미하면서 다음 공포를 더 큰 공포로 재가공하는 특유의 ‘밀당’이 관객들을 116분의 러닝타임 동안 ‘들었다 놨다’ 했다.

 

그 중심에는 루피타 뇽이 있었다. ‘블랙 팬서’를 통해 얼굴을 알린 루피타 뇽은 전작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임팩트 있는 연기로 스크린을 압도했다. 애들레이드 윌슨 역을 통해선 가족을 지키기 위한 엄마이자 아내의 모습을 치열하게 보여줬고, 레드 역을 통해선 소름끼치는 미소와 행동들로 관객들을 진땀나게 했다. 1인 2역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 애들레이드 윌슨과 레드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루피타 뇽 덕분에 영화 ‘어스’의 몰입감은 마지막 순간까지 최고였다.

 

거친 질감이 돋보이는 미장센, 귀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음향과 음악도 대단했다. 또 영화에 등장하는 ‘핸즈 어크로스 아메리카(Hands Across America)’ 운동, ‘예레미야 11장 11절’은 영화적 흥미를 돋우기에 충분했다. 또 영화적 긴장감을 극대화시켜 주는 ‘호두까기 인형’의 발레 안무는 ‘어스’의 클라이막스와도 같았다. 무엇보다 영화 제목인 ‘어스’가 우리를 뜻하는 ‘US’이자 미국을 뜻하는 ‘United States’를 이중적으로 담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결말도 상상 그 이상이다. 41.195km의 마라톤을 완주한 듯, 영화 막바지에서 얻는 쾌감은 경이로울 정도다. ‘겟 아웃’과 마찬가지로 조던 필 감독은 마지막 장면에서 영화 속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꽁꽁 숨겨뒀다. 결말을 봐도 그 뜻을 쉽게 알기란 어려운 일. N차 관람이 필수 아닌 필수처럼 여겨지는 영화다. 

 

조던 필 감독이 선사하는 충격과 공포의 ‘어스’. 단언컨대, 2019년 꼭 봐야할 영화이자 2019년 최고의 영화가 탄생했다. 3월 27일 개봉.

 

giback@sportsworldi.com

사진=UPI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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