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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대회와 KBO리그, ‘공존법’ 찾자 [이용철 위원의 위클리리포트]

입력 : 2019-04-02 09:25:00 수정 : 2019-04-02 09: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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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부터 KBO리그에 ‘부상 경계령’이 내려졌다. 여느 때보다 이른 시기에 개막전을 치른 상황. 아직 컨디션이 정상적으로 올라오지 않은 선수들이 눈내리는 야구장에서 우박을 맞아가며 경기를 치르고 있다. 다치기 쉬울 수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한화 하주석

개막이 이렇게까지 앞당겨진 건 야구 국가대항전 ‘2019 WBSC 프리미어12’가 오는 11월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야구의 국제화라는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현장에서는 고충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활동기간으로 인해 가뜩이나 캠프를 치를 수 있는 기간도 짧아졌는데, 전지훈련지의 기상 사정도 좋지 않아 실전을 충분히 치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범경기도 8경기 밖에 편성되지 않으면서 10개 구단 모두가 전반적으로 시즌을 준비할 여유가 부족했다.

 

선수들은 “빨리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조급증이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선발 투수는 불펜 피칭, 라이브 피칭, 실전의 과정을 밟아가며 100개의 공을 던질 수 있는 어깨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 하지만 일정이 짧아지면서 투구수를 충분히 늘리지 못한 채 시즌에 돌입했다. 타자들도 투수들이 던지는 공에 대한 적응 기간이 짧았기에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벌써부터 시즌 아웃이 될만한 부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제대회에 맞춰 KBO리그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올 시즌을 앞두고 감독자 회의에서는 “마무리 캠프를 열흘 정도 앞당기자”, “캠프를 선수 자율로 미리 참석할 수 있게 하자”, “엔트리를 1명 더 확대하자”, “경기수를 줄이자” 등의 대안이 등장했으나, 결국 허공에 메아리로 남았다. KBO, 구단, 선수협 모두 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으나,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않은 탓이 컸다. 

 

선수는 구단의 재산이다. 주전급 선수의 부상은 리그 활성화 차원에서도 큰 손실이다. 앞으로도 국제대회는 계속 예정돼 있다. 이런 일정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선수 보호를 위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한 팀의 이익을 떠나서 전체 일정을 논의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리그를 꾸려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리그에 여러 현안이 있지만, 작은 것부터라도 실행해나갈 수 있으려면 우선 대화가 필요하다. KBO, 구단, 선수협이 사소한 안건을 갖고도 서로 만나 마주보고 협의하길 바란다. 서로의 공생을 위해서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더 늦기 전에 정착시키자.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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