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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 잘 지내’…키움 이지영의 각별했던 하루

입력 : 2019-04-18 10:30:00 수정 : 2019-04-18 10: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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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포항 최원영 기자] ‘우리 서로 사랑했는데.’

 

4월17일, 포수 이지영(33)은 특별한 경험을 했다. 11년간 몸담았던 친정 팀 삼성과 처음으로 적이 돼 마주했다. 삼성은 지난 시즌 종료 후 키움, SK와의 삼각트레이드를 단행했다. SK에서 김동엽을 영입하고 키움에 이지영을 내줬다. 2008년 육성선수로 삼성에 지명된 뒤 늘 푸른 유니폼만 입어왔던 이지영은 그렇게 첫 이별을 겪었다.

 

키움 이지영과 삼성의 첫 맞대결은 17일 성사됐다. 주전 포수로 출전한 이지영은 첫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삼성 팬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삼성 응원석에서도 이지영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지영은 “포항이 삼성의 제2구장 아닌가. 팬분들이 응원도 많이 해주시고 이름도 불러주셔서 당연히 인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사실 아직도 어색하다. 대구에서 한 번 더 인사드릴 것이다”고 속내를 밝혔다.

 

이지영은 이날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자신의 안부를 전했다. “선발로 나온 (백)정현이가 안타 치지 말라고 하더라. 미안하다고 해야겠다”며 웃은 뒤 “누상에 나가면 애들이 자꾸 뭐라고 하더라. 보여줄 만큼 보여줬으니 이제 그만 치라며 내게 면박을 줬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 투수들의 공은 수없이 받아봤다. 막상 치려니 많이 다르더라. 포항은 삼성에게 약속의 땅인데 나도 이곳에서 성적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지영의 마음속엔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이지영은 “똑같은 경기라고 생각했는데 청백전을 치르는 기분이 들었다. 더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려 타석에 들어갈 때마다 열심히 했지만 마음이 좀 그랬다”며 말끝을 흐렸다. “삼성은 내가 11년 동안 있던 팀이다. 팬분들의 응원이 기쁘면서도 슬펐다. 항상 고맙고 감사하다”고 진심을 표현했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옛정은 뒤로하고 키움맨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지영은 “당연히 우리 팀이 이겨야 한다. 키움에 마이너스만 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난 주로 하위 타순(8~9번)에 배치된다. 상위 타순에 좋은 기회를 잘 연결해주자는 마음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FA 같은 개인 목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팀 우승이 먼저다”고 강조했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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