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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누가 ‘패전 전문’이라 했소!… 이현호, 절실함 담은 ‘호투’

입력 : 2019-04-23 22:00:00 수정 : 2019-04-23 2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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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고척 권영준 기자] ‘누가 패전조라 했소!’

 

두산 투수 이현호(27)가 깜짝 호투를 선보이며 두산의 4연승을 이끌었다. 갑작스러운 임시 선발 등판이었지만, 자신의 몫을 120% 수행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이현호의 활약으로 리그 선두 두산의 뎁스(Depth)가 얼마나 깊은지도 눈으로 확인했다.

 

이현호는 23일 고척 스카이돔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을 내주며 1실점했지만, 삼진 4개를 솎아내는 깜짝 활약으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총 72개의 공을 던졌고, 최고 구속 142㎞ 직구를 중심으로 포크볼을 효과적으로 섞어 던지며 키움 타자를 요리했다. 스트라이크는 47개, 볼은 25개였다.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에 긴 이닝을 소화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5-1로 앞선 상황에서 4회를 마친 뒤 이날의 임무 수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승리 요건을 채우지 못한 부분은 아쉽지만, 부상 방지 및 관리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분명한 것은 김태형 감독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김태형 감독은 선발진 운용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용찬을 허벅지에 통증을 느껴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고, 대체 선발이었던 홍상삼마저 지난 21일 갑자기 불펜 피칭 도중에 우측 중지가 갈라지는 상처를 입었다. 홍상삼 역시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최근 컨디션이 좋은 이현호를 임시 선발로 낙점했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1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현호는 데뷔 후 2시즌 동안 1군 경기 3경기 등판에 그쳤고, 곧바로 군 복무를 했다. 전역 후 복귀한 이현호는 2015년 49경기에서 6승1패2홀드 평균자책점 4.19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듬해 2패만 안은 채 평균자책점 7.09로 부진했고, 이후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사실상 패전조 투수로 뛰었다.

 

절치부심한 이현호는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이에 김태형 감독 역시 연습경기에 꾸준하게 등판 기회를 주면서 단련했다. 이러한 노력은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이현호는 올 시즌 불펜으로 마운드에 오르며 7경기에서 7과 3분의 1이닝 동안 2실점 평균자책점 2.45로 호투를 펼치며 연결고리 역할을 확실하게 했다. 최근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이 이를 증명한다.

 

김태형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임시 선발로 내세운 이유를 짧고 굵게 설명했고, 이현호는 호투로 응답했다. 여기에는 한가지 비밀이 숨겨져 있다. 바로 선발로 등판했을 때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현호는 프로 데뷔 후 이날 전까지 총 12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4승1패 평균자책점 3.75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11일 SK전에서도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선발승을 챙긴 바 있다.

 

즉, 잠재적으로 투구 수를 늘려간다면 충분히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김태형 감독은 “일단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현호는 "두산에는 좋은 투수가 너무도 많다. 선발 투수에 대한 생각은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전혀 없다. 내 자리에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1군에서 이렇게 마운드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라며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제 피해가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포수 박세혁 형도 ‘공격적으로 던지자’로 말씀해주셨고, 리드도 잘 해주셨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두산 투수 이현호가 23일 고척 스카이돔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과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고척=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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