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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영화계 열악한 환경은 옛말…이제 드라마도 바뀌어야

입력 : 2019-05-30 11:55:08 수정 : 2019-05-30 11: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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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열악한 환경이란 단어를 쓰지 않아도 될 정도다.”

 

과거 영화 촬영 현장은 노동 착취의 한복판이었다. 촬영에 대한 철저한 계산이 서지 않은 팀들이 모이면 체력적인 고통은 고스란히 스태프들에게 전가됐다. 제작비가 한정된 상태여서 무사태평 촬영 기간을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추위나 더위 속에 무한정하는 대기해야 하는 것은 비일비재했고, 촬영이 시작되면 강행군이 이어지는데다 자칫 사고라도 발생하면 책임을 전가하는 등 비인간적인 행태가 만연해왔다.

봉준호 감독이 28일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기생충(봉준호 감독)'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화'기생충(봉준호 감독)'은 식구들 모두가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선생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의 집에 발을 들이게 되고, 두 가족의 만남은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간다는 내용으로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출연한다. 김두홍 기자

하지만 최근 영화계 생태는 완전히 변했다. 아무 생각 없이 현장에 나오는 감독들은 설 땅이 사라졌다. 근로표준계약서를 통해 영화 스태프들의 노동환경 개선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1년 5월 영화진흥위원회 권고안이 발표된 이후 2013년부터 노사 합의에 활용되며 체감할 수 있는 정도의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근로 및 휴게 시간을 비롯해 임금, 연장근무·휴일수당, 휴일·휴가, 4대보험 가입 등이 명시돼 있다. 대기업 수준의 처우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나, 영화 업계의 토양을 바꾸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30일 개봉한 ‘기생충’(봉준호 감독)은 칸의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뿐만 아니라 또 다른 화제거리로 주목받았다. 현장에서 근로표준계약을 착실히 이행해 양질의 촬영 환경을 구현했다는 사실이 알려져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봉준호 감독은 “저나 ‘기생충’ 작품이 영화 현장 변화에 공헌했다고 이야기가 나오는 자체가 쑥스럽다”며 “과거부터 영화 산업 노조랑 정부 기관들이 만들어나간 것이다. 저는 그 흐름 속에 평범하게 따라간 것이다. 메이저 쪽에서는 과거처럼 스태프들이 열악한 상태로 착취당하는 것은 없어졌다. 이젠 ‘열악한’이라는 표현을 쓰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막내 스태프까지도 훌륭하게 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드라마와 광고 현장을 포함해 소규모 촬영 현장은 여전히 낙후된 시스템에 머물러 있다. 특히 비정규직이나 프리랜서, 스태프 등은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최전선에 놓여있는 상태다. 오는 7월 방송계에 주 52시간제가 정착되면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만 현재 지상파 3사가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 협의체’를 구성했다는 소식은 가뭄 속 단비다. 방송계 관계자는 “노동 착취 사각지대에서도 조속히 영화계를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j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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