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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 “쉬울 줄 알았죠”…KT 주권이 경험한 ‘1이닝’ 차이

입력 : 2019-06-04 06:00:00 수정 : 2019-06-03 10: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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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딱 1이닝이니까 쉽겠지’라고 예상했었다."

 

이강철(53) KT 감독의 애를 태우는 이가 있다.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반대로 너무 잘해서다. 위기 때마다 마운드에 올라 급한 불을 끈다. 언제나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다. 심지어 투구 수도 10개 내외다. 1이닝만 막아주길 바란 터. 던진 공이 워낙 적은 탓에 ‘다음 이닝에도 올려야 하나’라는 고민을 안긴다. 주권(24) 이야기다.

 

3년 전만 해도 주권은 ‘KT 토종 에이스’였다. 2016시즌 6승8패 평균자책점 5.10을 기록했다. 그 해 5월 27일 넥센(현 키움)전에서는 완봉승까지 챙겼다. 구단 최초 완봉승의 주인공이었다. 신인왕 투표도 2위에 올랐다. KT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 그러나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이 독으로 작용했다. 안정을 찾지 못했고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그저 그런 투수가 될 수도 있던 상황. 주권이 다시 희망으로 떠올랐다. 이강철 감독은 올 시즌 주권을 불펜 투수로 고정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선발이나 롱맨보다 1이닝을 책임지는 구원진이 주권에 맞는 옷이라고 판단했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스물일곱 경기에 출전해 3승2패8홀드 평균자책점 4.55다. 5월 초에만 페이스를 잃었을 뿐 KT의 뒷문을 굳게 걸어 잠구고 있다. 김재윤이 부상으로 이탈한 후에는 정성곤이 마무리, 주권이 셋업맨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불펜의 고정화. 가장 큰 차이는 완급조절이 전력 피칭으로 변한 점이다. 오히려 편하지 않았을까. 주권은 “정말 어렵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실 선발로 뛰다가 불펜으로 전향할 때 ‘딱 1이닝이니까 쉽겠지’라고 예상했었다. ‘세 타자만 상대하면 되잖아’라고도 생각했다”고 운을 뗀 주권은 “생각했던 것보다 구원 등판이 정말 어렵다. 피칭이나 심리적인 부분 모두 오히려 선발 때보다 더 어렵다고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완봉승의 기억은 뚜렷한데 선발 욕심은 머릿속에서 지웠다. ‘불펜의 맛’을 봐서다. 주권은 “완봉했던 게 벌써 3년 전이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어떻게 했던 건지 모르겠다”며 “나한테 ‘에이스’란 호칭은 어울리지 않는다. 불펜에서 지금과 같은 성적만 꾸준히 유지한다면 정말 소원이 없다”고 강조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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