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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어색하네요”…김사율이 그라운드와의 작별을 고하다

입력 : 2019-06-08 17:45:18 수정 : 2019-06-08 17: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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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수원 전영민 기자] ‘율판왕(김사율+끝판왕).’

 

8일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롯데와 KT의 맞대결이 열린 수원 KT위즈파크. 경기 개시에 앞서 정장 차림의 한 사내가 홈플레이트 앞에 섰다. 아들과 딸은 각각 시구와 시타를 맡았다. 프로 통산 18시즌 500경기 출장이란 기록을 남긴 김사율(39)이 상기된 표정으로 마지막으로 야구팬들 앞에 섰다.

 

26승48패23홀드65세이브. 전설의 반열에 오를 정도는 아니다. 다만 꾸준했다. 지난 2012시즌엔 롯데 유니폼을 입고 34세이브를 기록했다. 지금은 깨졌지만 당시 팀 창단 최다 세이브 기록이었다. ‘율판왕’이란 별명도 얻었다. 2015년 KT 유니폼을 입은 뒤에는 후배들에 노하우를 전수했다. 팀이 필요로 할 땐 언제나 글러브를 챙겨 마운드로 향했다.

 

김사율은 자신을 위한 은퇴식이 있으리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은퇴식은 스타만 누릴 수 있는 행사라고 여겨서다. 큰 임팩트 없이 선수 생활을 마감한 터라 조용히 묻힐 줄만 알았다. 욕심도 부리지 않았다. 경기 개시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서도 ”어색하다. 이런 자리에 처음 앉아본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은퇴식이 마련된 사실만도 기쁜데 롯데와 KT의 맞대결인 점이 김사율을 뭉클하게 했다. 14년간 몸담았던 고향팀과 바로 지난해까지 네 시즌 동안 활약한 팀 모두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서다. 더욱이 롯데 팬들이 아직 자신을 기억해준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컸다. “KT팬들뿐 아니라 롯데팬들 앞에서 같이 인사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다”고 운을 뗀 김사율은 “지난해 마지막 등판이 딱 500번째 등판이었다. 아직도 그때 기억이 생생하다”고 털어놨다.

 

엔딩을 향해 달려가는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진짜 마지막을 마주한 터.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진심어린 한 마디를 건넸다. “나 역시도 유니폼을 입고 플레이할 땐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런데 돌아보니 조금 더 즐겁게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며 “지금 베테랑들이 유니폼을 벗을 때까지 즐겁게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후회 없이”라고 덧붙였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T, OSE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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