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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맨’의 과격한 피아노 연주, 손가락 다친다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입력 : 2019-06-12 03:30:00 수정 : 2019-06-11 17: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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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록밴드 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열기가 식기도 전에 또 한편의 음악 영화가 개봉했다. 바로 ‘로켓맨’이다. 영화의 제목이자 영국의 팝 거장 엘튼 존의 별명이기도 한 로켓맨은 그의 굴곡진 음악 인생과 수많은 명곡들을 소재로 다룬 작품이다.

로켓맨은 화려한 무대 의상을 입은 엘튼 존(태런 에저튼 분)이 집단 상담 심리치료를 받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는 로큰롤에 빠져 학교마저 자퇴한 ‘레지널드 드와이트’라는 한 소년이 어떻게 슈퍼스타 엘튼 존으로 거듭날 수 있었는지 담담하게 설명한다. 뮤지컬을 보듯 이야기 사이사이에 절묘하게 엮인 그의 히트곡들은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엘튼 존의 음악은 ‘피아노 록’이라고도 불린다. 록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피아노가 늘 곡의 중심을 차지한다. 풍부한 화음을 이용해 건반을 때리는 듯한 강렬한 연주가 그의 전매 특허다. 영화에서도 그의 옆에는 항상 피아노가 있으며 다채로운 피아노 선율이 극장을 가득 채운다.

이러한 엘튼 존의 열정적인 공연은 때때로 그의 손가락을 혹사시키기도 했다. 한 라디오 방송 중 과격하게 피아노 연주를 이어간 나머지 손가락에서 피가 났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손가락은 우리 몸에서 가장 섬세하고 연약한 부위 중 한 곳이다. 실제로 피아니스트들은 많은 연습량 탓에 손가락에 자주 부상을 입는다고 한다.

그 중 대표적인 질환이 방아쇠수지증후군이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이란 손가락에 지속적으로 힘이 가해지거나 같은 동작이 반복되는 경우 손가락 힘줄에 지속적인 마찰이 가해지면서 염증과 함께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다루는 피아니스트, 기타리스트와 같은 음악가나 운동선수 등 직업군에서 주로 발견된다. 최근 들어서는 스마트폰, 컴퓨터 사용량이 늘어난 직장인들에게도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손가락 마디를 구부릴 때 ‘딱딱’ 소리와 함께 통증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 정도가 심해지고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펴는 게 힘들어진다. 증상이 심하다가도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치하면 손가락 힘줄에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 회복이 어려워지므로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손가락 관절 질환의 경우 약침과 침, 뜸 등을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다. 순수 한약재를 정제해 환부에 주입하는 약침은 뛰어난 항염증효과와 함께 신경을 강화시켜 통증을 완화하고 빠른 회복을 돕는다. 또한 침과 뜸치료를 병행하면 손가락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풀어 치료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최근 엘튼 존은 이번에 진행되는 월드투어를 끝으로 공연 활동에서 은퇴한다고 한다고 밝혔다. 올해 그의 나이 72세. 아직도 팔팔한 피아노 연주 실력을 뽐내는 그를 보면 50년이 넘는 세월이 무색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오랜 시간을 거친 그의 손가락에는 이미 상당한 피로가 누적돼 있을 것이다. 엘튼 존이 향후 일정을 순조롭게 마무리하고 그와 함께 활약한 그의 손가락도 비로소 안식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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