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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알라딘’ 속 남성들의 화려한 터번, 목 건강 괜찮을까?

입력 : 2019-06-19 03:00:00 수정 : 2019-06-18 09: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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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명작 애니메이션 ‘알라딘’이 27년 만에 실사 영화로 관객들을 다시 찾아왔다. 영화 알라딘은 어른들에게 과거의 추억을, 어린이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는 점에서 호평받으며 최근 극장가에서 흥행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원작 애니메이션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상국가 아그라바의 좀도둑 알라딘(미나 마수드 분)은 우연한 기회로 마법램프의 요정 지니(윌 스미스 분)와 만나 총 3번의 소원을 빌 기회를 얻는다. 그러던 중 알라딘은 간악한 재상 자파가 나라를 전복시킬 계략을 꾸민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스민 공주와 함께 이를 저지하기 위해 나선다. 

 

알라딘이 실사화 되면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바로 눈부신 사막과 함께 펼쳐지는 황금기 아랍 문화의 풍경이었다. 둥근 돔과 아치, 아라베스크 무늬가 돋보이는 건축물뿐만 아니라 갖가지 보물들이 화면을 수놓았다. 아름다운 의복들도 돋보였다.  

 

그 중에서도 다양한 귀금속과 깃털로 치장된 남성들의 화려한 머리 장식에 관심이 갔다. 터번이라고 불리는 이 머리 장식은 아랍 및 인도지역 남성들의 전통 의복으로서 사막 기후로부터 체온을 유지하고 모래로부터 머리카락을 보호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종교적 믿음과 신분을 상징하는 목적도 있었다고 한다. 영화에서도 술탄이나 재상 등 높은 직위의 인물일수록 크고 아름다운 터번을 착용하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다 문득 척추·관절을 치료하는 한의사로서 화려한 터번의 무게가 목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섰다. 커다란 터번을 쓰고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상당히 불편해 보였기 때문이다. 정말 저런 물건을 머리에 쓰고 일상생활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터번은 몸에 두르는 용도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길이가 무려 7~10m에 달한다. 여러 가지 장식이 더해지고 크기도 거대한 고위층용 터번이라면 더욱 그 무게가 상당할 것이다. 

 

비슷한 예가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바로 조선시대 때 여성들이 쓰던 가체다. 당시 지위와 부의 상징이던 가체는 높이가 30㎝가 넘는 것도 있었으며, 가체를 꾸미다 어린 여성의 목뼈가 부러진 사례까지 있었다고 한다. 

 

우리의 목은 하루 종일 5~7㎏에 달하는 머리의 무게를 지탱한다. 여기에 터번과 같이 큰 장식의 무게까지 추가될 경우 목이 머리의 하중을 제대로 분산시키지 못해 목 근육과 힘줄에 긴장 상태가 이어진다. 오래 긴장한 근육은 서서히 딱딱해지고 뭉치게 되는데 이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목뼈의 자연스러운 정렬을 무너뜨려 경추추간판탈출증(목디스크)을 발생시킬 수 있다. 텐트를 지탱하는 밧줄이 너무 팽팽한 나머지 텐트의 골조가 휘어버린다고 생각하면 쉽다. 

 

목에는 신경과 혈관들이 많이 분포돼 있어 치료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약침, 한약처방 등 목디스크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통합치료를 실시한다. 한의사가 직접 관절의 구조적·기능적 문제를 해결하는 추나요법은 목 관절과 근육, 인대의 긴장을 충분히 풀어주고 틀어진 관절의 위치를 제자리로 바로 잡는다. 순수 한약재를 정제해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도 뛰어난 항염증효과가 있어 목디스크로 인한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이후 신경과 조직 재생을 돕고 관절을 강화하는 한약을 복용하면 치료 효과는 더욱 커진다. 

 

이제 더 이상 머리에 터번이나 가채를 이고 다닐 일은 사라졌지만 최근 여름이 다가올수록 또 다른 물건들이 우리의 목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피서지 필수품으로 목에 거는 선글라스나 손선풍기, 스마트폰 방수팩 등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목과 머리에 실린 무게가 증가하는 만큼 목의 부담도 커진다는 점을 상기하며 올해 여름도 꼿꼿한 목을 지켜낼 수 있도록 하자.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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