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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 “내가 르브론이었다면”…김단비, 상처 딛고 다시 달린다

입력 : 2019-06-25 06:00:00 수정 : 2019-06-25 11: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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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내가 르브론 제임스처럼 잘했다면…”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이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인천도원체육관에 뜨거운 목소리가 가득하다. 첫 공식훈련 날에는 선수 여섯 명이 전부였는데 한 달 사이에 두 배로 늘었다. 재활에 전념했던 선수들이 부상을 털고 돌아왔고 새 얼굴들이 합류한 덕이다. 코트 위에서 한창 패턴 훈련을 진행할 때 구석에서 홀로 굵은 땀방울을 쏟는 이가 있다. 이휘걸 컨디셔닝 코치와 일대일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김단비다.

특혜가 아니다. 김단비는 지난 시즌 리딩부터 슈팅, 그리고 수비까지 팀의 중심에 섰다. 부상으로 이탈한 자원이 많은 탓이었다. 전부 팀의 핵심 전력이었다. 공백을 메울 유망주도 많지 않았다. 외국인 농사도 흉작이었다. 답은 김단비가 더 많이 뛰는 수밖에 없었다. 최소한의 체력 관리도 없었다. 결국 탈이 났다. 어디 하나 정상인 부위가 없었다. 김단비도 “나는 진짜 다치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5~6년 만에 처음으로 부상으로 결장해봤다”고 고개를 가로저을 정도다.

 

어느덧 프로 13년차. 신인 시절엔 경기에 나서지도 못하고 벤치에서 시작한 경험도 했다. 실력으로 인정받아 에이스 역할까지 맡았다. 경험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고 자신할 정도다. 잘못한 건 열심히 농구한 죄밖에 없을 터. 비난의 수위가 해를 거듭할수록 배가됐다. ‘수비에 가담하지 않는다’부터 ‘뭐든 혼자 하려고 하는 선수’까지 꼴찌까지 추락한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을 모두 김단비에게 물었다.

 

죄책감도 컸다. 코칭스태프나 팬들이 원하는 만큼 해내지 못했다는 생각에서다. 다만 그만큼 상처도 마음속에 켜켜이 쌓였다. “어떻게 해도 ‘혼자 한다’라는 평가가 따라붙었다. 솔직히 그렇게 좋지만은 않더라”라고 운을 뗀 김단비는 “정선민, 전주원, 변연하 코치님처럼 월등한 실력도 아닌데 그런 얘기를 들으니 부담도 컸다. ‘차라리 내가 르브론 제임스처럼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러면 성적이 더 낫지 않을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유야 어떻든 꼴찌란 성적표는 ‘지난’ 결과물이다. 감독부터 코칭스태프까지 모두 바뀌었고 새로운 동료들과 새 시즌을 앞두고 있다. 김단비는 “친한 언니들과 동료들이 비시즌 동안 모두 떠났다. 처음엔 체육관 문을 여는데 어색한 감정까지 느꼈다”면서도 “최하위에 그친 것도, 언니들이 떠난 일도 모두 내 탓이다. 책임을 지기 위해선 컨디션부터 끌어올려서 훈련에 합류하는 게 가장 최선이다”고 강조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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