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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②] 신상진 이대서울병원 어깨질환센터장 “황혼육아, 회전근개파열 주범 중 하나죠”

입력 : 2019-06-28 03:00:00 수정 : 2019-06-27 17: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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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기자] 어깨질환은 2000년대부터 환자수가 급증한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척추·무릎 통증에 비해 오래 참아도 버틸 만해 방치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어깨통증은 삶의 질을 뚝 떨어뜨린다.

 

특히 100세 시대를 맞은 한국에서 어깨질환은 액티브 시니어에게 움직임의 제한을 주는 ‘복병’이다. 오랜 시간 어깨질환을 치료해온 젊은 명의 신상진 이대서울병원 어깨질환센터장을 만났다.

 

-최근 회전근개파열 환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 회전근개 파열은 15~20년 전만 해도 ‘거의 없던’ 질환이다. 이 역시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어깨를 움직이는 근육이 닳으며 뼈에서 떨어지는 증상이다. 과거엔 아파도 그냥 참고 버티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회전근개파열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설명해 달라.

 

회전근개는 어깨를 움직이는 근육으로, 크게 4가지로 구성돼 있다. 외상으로 인해 끊어지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닳아서 뼈에서 조금씩 떨어지며 나타난다. 처음엔 근육이 파열되면서 팔힘이 떨어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런 기전 때문에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도 있다. 회전근개가 아예 한번에 확 끊어지면 ‘아야!’ 하고 통증이라도 느낄 텐데, 그렇지 않다. 회전근개가 약 100다발 있다면 3~4개월에 한 다발이 떨어지는 정도이니 환자는 자신이 아픈지 잘 모른다.

 

더욱이 어깨를 드는 근육은 20개가 넘는다. 다른 근육들이 어깨를 지탱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증상이 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어느 순간 어깨가 너무 아프고 힘이 떨어진다면 이미회전근개가 많이 떨어진 상태다. 이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대체로 60~70대에서 어깨가 불편하다고 느끼면 검사에 나서는 게 좋다. 초음파나 MRI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70~80대 환자 중에는 단순히 오십견인줄 알았더니 회전근개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많더라.

 

-오십견과 회전근개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던데.

 

그렇다. 아무래도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동시에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이 심하거나 팔힘이 너무 빠져 어깨를 움직이는 것을 피하다 오십견이 함께 오기도 한다.

 

-‘황혼육아’도 중장년층 회전근개 파열의 원인이 된다고 들었다.

 

무척 큰 원인 중 하나다. 육아는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하루이틀 하는 게 아니라 적어도 7년은 아이를 돌보게 되지 않나. 심지어 신생아라도 3~4㎏이 나간다. 무거운 아이를 자주 안고 들다보면 퇴행성 변화가 가속화된다. 50~60대 젊은 할머니들 사이에서 어깨가 손상된 경우가 무척 많다. 아무래도 현재 병원이 서울 마곡 신도시에 위치한 만큼 이같은 환자가 부쩍 늘었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파열된 정도에 따라 다르다. 회전근개가 완전히 다 파열된 ‘완전파열’과 부분만 파열된 ‘부분파열’에 따라 다르다. 상황이 나쁘면 회전근개를 다시 뼈에 이어 붙이는 봉합술·내시경봉합술 등 수술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무조건 수술이 필요한지?

 

그렇지 않다. 환자들은 부분파열만 된 경우에도 곧 완전파열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해 다급하게 수술을 받겠다고 한다. 하지만 부분파열도 상황에 따라 근력운동으로 커버할 수 있어 담당의사와 상의하는 게 좋다.

 

더욱이 어깨수술은 ‘환자 스케줄’이 우선돼야 한다. 당장의 수술보다 이후의 ‘재활’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약 3개월 간의 재활 기간에는 이전처럼 어깨를 험하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 어깨수술의 좋은 예후를 만드는 것은 의사가 수술하는 게 반이고, 환자가 재활하는 게 반이다. 

 

-환자 스케줄이 중요한 이유는.

 

회전근개파열 수술의 핵심은 근육을 뼈에 꿰매는 것이다. 근육이 뼈에 뿌리를 내려야 비로소 나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가만히 있으면 서로 잘 붙지만, 또 방심하다간 그대로 굳어버려 움직임에 제한이 생긴다. 재활치료가 필수인 이유다.

 

이렇다보니 농사를 짓는 분들에겐 농사가 끝나고 올 것을 권한다. 환자들은 수술만 하면 바로 어깨가 좋아질 것으로 여기지만 재활이 3개월 정도 걸리고, 이를 거쳐야 좋은 결과가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또 황혼육아에 나서는 젊은 할머니·할아버지들도 조금 크거나, 아이의 부모가 휴가를 얻을 수 있을 때 수술할 것을 권한다. 젊은 사람들의 맞벌이가 당연시되다보니 진료실을 찾은 딸과 엄마가 서로 눈치를 보며 미안해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이런 경우 6개월에 한번 비수술적 치료로 통증을 완화시키도록 한다. 수술 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주사보다는 복용하는 약을 처방하는 것을 선호한다.

 

-최고령 환자는.

 

94세 할머니다. ‘이렇게 아파서는 단 하루도 못 살겠다’며 인공관절수술을 받았다. 통증이 심하고 팔을 잘 들지 못해 아드님이 모시고 왔다. 다만 무척 고령이라 다들 걱정을 했는데, 결국 가족회의를 열고 모두 어머니가 원하는 수술을 받도록 하자고 결정했다. 이후 아드님도 어머님이 너무 건강해져 기쁘다고 했다. 액티브시니어에게 통증관리란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신상진 이대서울병원 어깨질환센터장은…

 

신상진 이대서울병원 어깨관절센터장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듀크대와 캘리포니아 어바인대, 스위스 취리히대학 등에서 어깨관절과 관련된 스포츠의학 분야를 연수했다. 그는 프로야구단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의 주치의로 활동하는 등 국내 최고의 스포츠의학 분야 전문가로 손꼽힌다. 최근 이대서울병원에 어깨질환센터를 개소, 전문적인 진료 및 치료에 나서고 있다.

 

happy1@sporo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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