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권영준의 독한B다이어리] 18세 청년을 향한 가혹한 비난

입력 : 2019-07-03 07:00:00 수정 : 2019-07-03 02:08:45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했고, 잠재력을 인정받아 ‘2020 KBO 1차 신인 지명’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그런데 이제 막 꿈을 펼쳐보일 18세 청년에게 돌아온 것은 격려와 응원이 아닌 비난과 조롱이었다.

 

프로야구는 한화는 지난 1일 신인 1차 지명 선수로 천안북일고 투수 신지후(18)를 선발했다. 신지후는 198㎝ 101㎏의 건장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속 140㎞대 후반의 패스트볼이 일품인 우완 파이어볼러이다. 아직 제구력이 안정적이지 않고 변화구 역시 실전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보완이 필요하지만, 피지컬과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어 잠재력이 크다.

 

사실 한화는 신지후와 또다른 고교 졸업반인 좌완 투수 홍민기(18·대전고)를 두고 장고를 거듭했다. 홍민기 역시 매력적인 투수이다. 투구 폼이 부드럽우면서도 140㎞대 후반의 직구가 강점이다. 좌완의 메리트가 큰 투수로 꼽힌다. 한화 입장에서는 두 투수 모두 각자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모두 선발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 하지만 선택권은 1장이었고 신지후의 손을 잡았다.

 

우선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팀 구성에 있다. 한화는 현재 우완 파이어볼러 미래 자원이 필요하다. 올 시즌 마운드를 살펴보면 알겠지만, 선발진에 힘을 실어줄 파이어볼러가 없다. 장민재가 제구력 중심의 컨트롤 투수로 이끌어주고 있기 때문에 힘을 보태줄 파이어볼러가 밀어준다면 구성상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좌완 투수의 경우 미래 자원이 있다. 2017 신인으로 선발한 박주홍과 상무에 입대한 이승관(이상 20), 그리고 범위를 넓혀 김범수(24)도 포함할 수 있다. 물론 여전히 성장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자원들이기 때문에 이들이 홍민기보다 낫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실력과 별개로 구성상 중복이 발생할 수 있다. 즉, 신지후가 홍민기보다 ‘잘해서’ 뽑았다는 개념이 아니다. 두 투수 모두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팀 구성상 우완 파이어볼러가 필요해 선발했다.

 

문제는 일부 몰상식한 야구팬이 신지후에게 온갖 비난을 퍼붓고 있다. 개인 소셜미디어를 찾아가 ‘홍민기가 더 낫다’는 표현을 하기도 하고, ‘얼마나 잘하나 두고보자’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신지후를 선택한 것은 한화이다. 그리고 그 선택에 책임을 져야할 것도 한화 구단이다. 신지후는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고교시절 피나는 노력을 했고, 그 노력으로 고교 수준급 투수로 성장했다. 그 노력의 대가로 프로구단에 지명을 받은 것이다.

 

이 노력이 비난 받을 일일까.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 것이 무슨 잘못이기에 18세 청년이 감당하지 못할 만큼 비난을 퍼붓는 것일까.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한화 이글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