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SW이슈] ‘실책에도 잘 타일러’ 타일러 윌슨, 호투 속 진짜 가치

입력 : 2019-07-03 13:33:00 수정 : 2019-07-03 09:21:51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잠실 권영준 기자] 피안타도 볼넷도 없었다. 그런데 1실점을 허용했다. 단 2개의 실책이 뼈아팠다. 하지만 LG 선발 투수 타일러 윌슨(30)은 흥분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야수의 어깨를 두드려주기도 했다.

 

LG 에이스 윌슨은 2일 잠실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호투, 팀의 9-2 승리를 이끌었다. 볼넷은 1개도 없었고, 삼진은 9개나 곁들이며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이날 승리로 윌슨은 시즌 8승째를 기록했다.

 

이날 윌슨의 가치가 빛난 순간은 3회 말이었다. 1-1로 맞선 상황에서 선두 타자 한화 유장혁을 유격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그런데 유격수 오지환이 서둘러 처리하려다 악송구가 나왔다. 무사 1루에서 상대 1, 2번 정은원과 강경학을 1루 땅볼로 처리했다. 사실 이 과정에서 병살타의 기회도 있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윌슨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이었다. 여기에 2사 3루에서 호잉을 상대로 다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그런데 오지환의 악송구가 또 나왔다. 3루 주자는 홈을 밟았다.

 

4명의 타자를 상대로 모두 내야수 땅볼로 유도했는데, 실책 2개에 무안타 무4사구 실책이 나온 것이다. 병살타의 기회도 놓쳤다. 이 정도면 화가 날 법도 하다. 그런데 윌슨은 달랐다. 오히려 1루수 김용의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고, 오지환에게도 인상 한 번 찡그리는 법이 없었다. 오히려 "최고의 유격수"라고 치켜세웠다.

평정심을 유지한 윌슨은 흔들리지 않고 다음 타자 이성열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윌슨에게 미안했을까. 오지환은 4회 빅이닝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안타로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으며, 김용의는 결승 타점을 만드는 적시타로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윌슨은 인성 좋은 외국인 선수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날도 경기 후 “야수를 믿고 공격적으로 던졌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연일 호투에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윌 크라이’라는 별명을 가진 윌슨은 “개인 성적보다 팀 승리가 우선”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면서 동료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한다. 이날 호투는 성적 지상주의 속에 파묻혀 있는 프로야구에서 더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대로 보여줬다. 이날만큼은 윌크라이가 아닌 윌스마일이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