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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준의 '조용한' 마법, KT를 최다 연승으로 인도한다 [SW엿보기]

입력 : 2019-07-03 13:00:00 수정 : 2019-07-03 13: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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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수원, 곽영래 기자] KT 위즈는 3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유한준의 끝내기 홈런으로 3-2 역전승을 거뒀다. 9회말 1사 1루 KT 유한준이 끝내기 투런 홈런을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한준아, 너무 팀을 위하려고만 하지 마.”

 

유한준(38·KT)은 올 시즌부터 주장 완장을 찼다. 야구인생 14년 만에 처음 맡는 주장 역할이었다. 선수단 기강과 단합부터 팀 성적까지 주장이 짊어지는 임무는 끝이 없다. 선수단을 대표해 건의사항을 전달하거나 의견을 조율하는 일도 소화해야 한다. 워낙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 탓에 우려가 있던 것도 사실이다. 예상과 달리 유한준의 진가는 시간이 흐를수록 농도가 짙어지고 있다.

 

KT는 올해 숱한 고비를 직면했다. 누군가 부상으로 이탈할 때면 곧장 ‘KT 위기설’이 나타났다. 마운드와 야수진 모두 뎁스가 두텁지 않은 팀 사정에 대비해 선수 한 명의 이탈은 곧 팀의 위기라는 의미였다. 냉정히 말해 수년간 KT가 보여준 모습을 고려하면 틀린 말은 아니었다. 다만 과도한 걱정과 근심이 선수들에겐 상처로 다가왔다. 다 같이 힘을 합쳐 변화를 이뤄왔는데 변수가 생길 때면 다른 선수들은 논외로 밀려났다. 지난 25일 강백호가 사직 롯데전에서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에도 맥락이 같았다.

 

유한준은 선수단에 괜한 말을 하지 않았다. 주장으로서 경기장에 남은 선수들을 배려하기 위함이었다. 팀 내 고참들과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단체로 미팅을 모으거나 공식적으로 말을 하진 않았다. 그냥 고참들끼리 ‘지금부터 우리가 힘 좀 내야 하지 않겠냐’고 얘기를 했다”고 운을 뗀 유한준은 “전체적으로 모아서 그런 말을 한다면 누군가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항상 선수단이 먼저였다. 그럴싸한 포장이나 화려한 말보단 행동으로 솔선수범을 실천했다. 까마득한 후배들에 먼저 다가가는 건 기본이다. 훈련을 지켜보고 문제점에 대해 같이 논의하고 조언을 건넨다. 경기 전에는 자신보다 후배들이 더 주목받을 수 있도록 인터뷰도 고사한다. 경기 중에는 어떻게든 팀 배팅을 하려고 한다. 이강철 감독이 “(유)한준아, 너무 팀을 위하려고만 하지 마. 원래 네가 하던 대로 장타를 치는 게 팀에 더 좋아”라고 말했을 정도다.

 

지난 2일 KT는 수원에서 삼성을 꺾고 6연승을 확정했다. 구단 창단 이후 최다 연승 신기록이다. 연승은 언젠가 깨지기 마련이지만 유한준의 ‘헌신’은 멈추지 않는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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