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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브비, 앨러간 품다… 파트너 메디톡스도 화색

입력 : 2019-07-11 03:00:00 수정 : 2019-07-10 17:3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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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조 원에 ‘보톡스 명가’ 인수 / ‘휴미라’에 대한 의존도 낮추고 / 차기 성장동력 부재 약점 보완 / 보툴리눔 톡신사업 힘 실릴 듯

[정희원 기자] 최근 미국 ‘제약 공룡’ 애브비가 ‘보톡스 명가’ 앨러간을 630억 달러(약 73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빅 딜을 통해 앨러간과 파트너 관계인 국내 바이오기업 메디톡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는 후문이다.

애브비가 최근 메디톡스의 미국 파트너사인 앨러간을 인수하면서 앨러간에 액상형 보툴리눔톡신 이노톡스를 기술 이전한 메디톡스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애브비가 앨러간을 인수한 것은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자가면역치료제 ‘휴미라’에 대한 의존도를 더 낮추기 위한 움직임 중 하나로 분석된다. 휴미라는 글로벌 매출 1위 자가면역치료제로 연매출만 20조원에 달한다. 다만 2022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어 ‘요즘 대세’ 보툴리눔톡신 시장에서의 판로를 확장하기 위해 앨러간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앨러간은 세계 보툴리눔톡신·메디컬 에스테틱 선두기업이다. ‘보톡스’는 앨러간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상품명인데, 국내서도 전체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통칭하는 대명사처럼 쓰일 정도다. 앨러간의 연매출은 약 160억 달러로 이 중 보톡스와 필러 ‘쥬비덤’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한다.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약 80억 달러(약 9조 2000억원)에 이르며 이 중 보톡스가 약 75~80%를 점유하고 있을 정도다.

진흥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애브비는 그동안 차기 성장동력 부재가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며 “앨러간을 높은 프리미엄에 인수한 만큼 앨러간의 주력사업인 톡신사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업체가 메디톡스다. 앨러간은 2013년 기술수출 계약을 통해 메디톡스의 액상 보툴리눔 톡신 제제 ‘이노톡스’ 관련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시장의 독점 판권을 사들인 바 있다.

이노톡스는 2014년 등장한 세계 최초의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다. 기존 분말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희석 과정을 거쳐 사용해야 했지만, 이노톡스는 바로 치료에 쓸 수 있어 시술자의 편의성을 높였고, 보다 정밀한 시술 용량 산정이 가능해 정교한 치료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메디톡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미국에서의 이노톡스 상품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앨러간은 이노톡스의 기술을 이전받고 5년이 지난 2018년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에 들어가 2022년 미국 출시를 목표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메디톡스는 앨러간이 이노톡스 임상3상에 성공하면 마일스톤(기술 수수료)을 수령하게 된다. 상업화된 이후에는 제품 판매의 로열티를 별도로 지급받는다.

제약 업계에 따르면 애브비는 보툴리눔톡신에서 새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만큼 액상형이라는 경쟁력을 갖춘 이노톡스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애브비가 앨러간을 인수한다고 발표한 날 기업설명회를 진행하면서 공개한 주요 포트폴리오에 이노톡스가 상단에 하이라이트돼 있었다.

메디톡스는 이노톡스의 임상에 진척이 없어 고심이 컸던 만큼 앨러간보다 규모가 큰 애브비를 이노톡스의 파트너사로 맞게 된 데 기대를 걸고 있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도 최근 “애브비가 앨러간의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이노톡스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조만간 미국과 유럽에서도 메디톡스 제품이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한편, 애브비는 지난달 앨러간 주식 종가에 45%의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형태로 앨러간을 인수했다. 인수 작업은 2020년 초에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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