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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도, 할 수 있다…‘데뷔 첫 홈런’ 윤진호 “죽기 살기로 뛰겠다” [SW비하인드]

입력 : 2019-07-10 18:55:42 수정 : 2019-07-10 19: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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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최원영 기자] 백업도, 할 수 있다. 윤진호(33)가 보여줬다.

 

10년이 걸렸다. 2009년 육성선수로 입단해 프로 첫 홈런을 신고하기까지 말이다. 풀타임 주전 경험도 없고, 여전히 백업 선수지만 LG 윤진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곤 개인 통산 1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윤진호는 9일 잠실 두산전에서 8회초 3루수로 교체 출전했다. 팀은 3-11로 크게 밀리며 패색이 짙었다. 그의 경기 첫 타석은 9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찾아왔다. 윤진호는 상대 투수 함덕주의 4구째를 받아쳤고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의 솔로포가 선물처럼 그에게 다가온 것. 하지만 팀이 4-11로 패해 크게 기뻐할 순 없었다.

 

그는 “내가 경기에 출전할 땐 대부분 팀이 지고 있거나 점수 차가 큰 시점이다. 경기가 넘어가고 있었는데 홈런을 치게 됐다”며 “벤치로 들어왔는데 동료들이 ‘진호 형 덕분에 사기가 올랐다’, ‘분위기 좋아졌으니 다음 경기는 이길 수 있다’고 말해줬다. 정말 고마웠다”고 설명했다. 경기장에서 함께한 선수들뿐 아니라 2군에 있는 채은성, 최동환과 상무에 가있는 양석환도 “정말 축하한다”며 바로 메시지를 보냈다. 유강남과 신민재는 윤진호가 인터뷰하는 내내 주위를 맴돌며 “스타다, 슈퍼스타!”라고 외쳐 웃음을 선사했다.

 

윤진호의 홈런에는 조금 특별한 동기부여 요인도 있었다. 그의 아내가 홈런을 치면 300만 원을 주겠다고 한 것이다. 윤진호는 “내게 힘이 되려고 그랬던 것 같다. 정말 바로 입금되더라. 그 돈으로 선수단에 피자와 커피를 돌렸다”고 웃은 뒤 “아내가 나보다 더 좋아했다. 집에 가서 홈런 영상을 30번 정도 돌려봤다. 은퇴하기 전에 한 개는 꼭 치고 싶었는데 목표를 이뤄 마음 편하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이사 준비 중인데 새집으로 옮기면 홈런볼을 잘 보이는 곳에 모셔둘 것이다. 아내가 홈런볼에 축하 글귀도 써줬다”고 덧붙였다.

 

윤진호는 LG 야수 중 이성우(38), 김용의(34)와 함께 최고참에 속한다. 그는 “형들과 주장 (김)현수와 함께 팀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돕고자 한다”며 “나는 백업 선수지만 다른 선수들과 ‘오늘 경기는 이렇게 준비해야겠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한다’ 등 대화를 자주 나눈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고 진심을 전했다. 이어 “1군에서 안타, 2루타, 홈런은 모두 쳤는데 아직 3루타가 없다. 포기하지 않고 죽기 살기로 한 번 뛰어보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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