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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저렇게’…이범호는 마지막까지 KIA에 ‘꿈’을 주고 떠났다

입력 : 2019-07-14 11:10:10 수정 : 2019-07-14 11: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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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나도 저렇게….”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다운 법이다. 이범호(38)가 지난 1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선수생활 마침표를 찍었다. 구단 프런트는 한 달 전부터 공식 은퇴식 행사를 준비했고 마지막 인사를 한화와의 맞대결로 잡았고 비공식 만루홈런 기회와 등번호 전달식도 마련했다. 코칭스태프도 1군과의 동행, 만루찬스에서 대타 기용 등 이범호의 ‘마지막 한 달’에 의미를 더했다. 팬들 역시 만원관중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모든 이가 이범호의 공헌에 걸맞은 성대한 선물을 선사했다.

 

은퇴식은 선수로서 품을 수 있는 일종의 영예이자 훈장이다. 수년간 헌신해도 구단이 은퇴 기념행사를 준비한다는 보장이 없다. 경기장 안팎에서 호흡하는 과정과 결과, 그리고 상호간에 존중과 신뢰가 쌓여야만 가능한 일이다. KBO리그 통산 2001경기 출전, 역대 최다 만루홈런(17개) 등 역사에 남을만한 기록이 전부가 아니다. 팀의 주장으로서 더그아웃 리더로서 이범호가 수행한 행실은 이번 은퇴식의 당위성을 충족했다. 인정을 잘 쌓아온 이범호의 양 손에 애정도 가득했던 이유다.

 

리더 이범호의 가치는 떠날 때에도 빛났다. 마지막까지 후배들에게 ‘꿈’을 주고 떠났다. 2019년 7월 13일이 후배들에겐 큰 동기부여로 작용했다. 구단과 선수단, 그리고 팬들이 모두 모여 레전드가 떠나는 길을 축하하는 자리는 낯설면서도 큰 울림을 남겼다. 그 광경을 끝까지 지켜보고 집에 도착한 후배들의 마음속 한편에는 ‘나도 저렇게’란 생각이 자리했다. 분명 이범호와 같은 발자취를 남기는 일이 쉽진 않지만 후에 존중받을 수 있는 선수로 올라서겠단 생각이다.

 

포수 한승택은 “(이)범호 선배님의 마지막 타석이 만루 찬스로 만들어졌을 때 ‘하늘이 돕는구나’ 싶었다. 관중의 함성 소리까지 합쳐지니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며 “어떤 표현이 적확할진 모르겠지만 정말로 멋있었다. ‘범호 선배님처럼 은퇴식을 하면 정말 꿈이 없겠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 설명했다. ‘25번’을 물려받은 박찬호도 “10년 뒤 감독과 선수로 만나 우승하자는 약속을 꼭 지킬 수 있으면 좋겠다. 선배님에 대한 존경심을 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더 죽어라 해서 부끄럽지 않은 ‘25번 박찬호’가 되겠다”고 말했다.

 

꽃길을 다져온 이범호는 이제 ‘제2의 인생’이라는 꿈을 시작한다. 그리고 후배들은 이범호 덕에 ‘나도 저렇게’라는 꿈을 꾼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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